사드 후폭풍에 `뉴 롯데` 재건 작업 차질…호텔롯데 연내 상장 불투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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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발 후폭풍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뉴 롯데` 전략에 비상등이 켜졌다. 롯데그룹이 성주골프장을 사드 부지로 제공했다는 이유로 중국 당국의 보복성 조치가 갈수록 거세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그룹 재건 작업의 핵심이었던 호텔롯데 상장은 지난해 검찰의 비자금 수사 등으로 무산된데 이어 이번 중국 당국의 보복으로 또 다시 발목을 잡힐 위기에 놓였다.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호텔롯데 면세사업부 매출액은 2조7338억원으로 총매출(3조1986억원)에서 85.5%를 차지하고 있다. 호텔, 테마파크, 리조트, 골프장 등 다양한 사업을 전개하고 있는 호텔롯데지만 최근 3년간 면세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90% 안팎으로 절대적이다.

업계에서는 호텔롯데가 상장 시점을 중국 경제 보복 기간에 따라 잠정 연기할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롯데면세점 매출에서 중국 관광객 비중은 70%를 넘는 상황에서 중국의 보복은 호텔롯데 기업가치 하락으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

지난해 기업공개를 앞둔 시점에서 투자은행(IB) 업계에선 호텔롯데 상장 후 기업가치를 비영업가치 8조원, 영업가치 12조원 등 20조원을 넘길 것이라고 추산하기도 했다.

하지만 중국 당국의 `한국 관광 금지` 조치라는 초대형 악재를 만나면서 호텔롯데 상장에 적신호가 켜졌다.

롯데그룹에서 지주사 격인 호텔롯데의 상장은 큰 의미를 갖는다. 상장을 통해 90%가 넘는 일본계 주주 지분율을 낮춰 일본 롯데의 영향력에서 벗어나고 호텔롯데를 정점으로 얽혀 있는 그룹 순환출자 고리를 해소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호텔롯데의 상장으로 확보한 재원을 통해 그룹의 미래사업에 적극적 투자를 할 수 있는 일종의 `총알` 마련을 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중국의 사드 보복 탓으로 기업가치가 하락하는 것은 물론이고 상장시 흥행 여부도 장담할 수 없게 됐다. 한국거래소 내부 분위기도 호텔롯데 상장을 마냥 반길 수 없는 상황이라 업계에서는 연내 상장이 어려울 것이란 관측까지 나온다.

이지영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의 한국 관광 금지 조치 영향으로 국내 면세점 매출도 적지 않은 타격이 불가피하다”면서 “현 상황에서 무리하게 상장하게 되면 호텔롯데가 제가치를 평가받지 못할 수 있어 사드 이슈가 일단락된 뒤에야 상장 시점도 가늠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주현 유통 전문기자 jhjh13@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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