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수출국기구(OPEC)가 두 달 연속 감산 의무를 거의 완벽히 이행했다. 최대 산유국 사우디아라비아가 1월에 이어 감산을 주도하면서 성과가 나오고 있다는 분석이다. 비OPEC 진영이 아직 감산에 소극적이고 미국이 원유 생산 확대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만 OPEC 감산으로 국제유가는 당분간 40~60달러대를 유지할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8일 글로벌 원자재 시장조사기관 S&P플래츠에 따르면 지난달 10개 OPEC 회원국 총 원유 생산량은 하루 평균 3203만배럴로 집계됐다. 이는 감축 의무의 98.5%를 이행한 결과다. OPEC은 지난해 정기총회에서 올해 1월부터 원유 생산량을 10월보다 하루 120만배럴 감소한 3250만배럴로 제한하기로 합의했다. 지난 1월 감축 이행률은 91%였고 1~2월 총 생산량은 하루 평균 3211만 배럴이다.
OPEC 맹주 사우디가 두 달 연속 적극적 모습을 보였다. 사우디 2월 생산량은 하루 평균 985만배럴로 2015년 2월 이후 가장 적었다. 1~2월 합산 생산량은 쿼터(허용물량) 대비 14만배럴 적은 하루 992만배럴로 집계됐다. 베네수엘라, 아랍에미리트 등 일부 회원국이 오히려 생산량을 늘렸지만 사우디, 앙골라 감산 물량이 이를 상쇄했다. 지난해 원유 생산을 재개한 이란의 2월 생산량은 하루 375만배럴로 1월 대비 3만 배럴 늘었다.
비OPEC 진영 감산은 지난달에도 부진했다. 러시아는 지난해 10월 산유량 대비 하루 30만배럴 줄이기로 약속했지만 12만 배럴을 줄이는 데 그쳤다. 러시아는 점차 감축량을 늘려 전체 감산 목표를 맞춰나갈 계획이라고 밝혔지만 이행 여부는 불투명하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최근 미국 원유 시추공 개수가 2015년 10월 이후 처음으로 600개를 넘어서는 등 원유 증산 기조가 뚜렷하지만 OPEC 감산 이행으로 유가는 당분간 균형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심혜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산유국 가격 안정 의지가 높아 감산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면서 “OPEC이 국제유가 하단을, 원유 생산을 늘리려는 미국이 유가 상단을 각각 지지하고 제한하면서 국제유가는 40~60달러대를 오갈 것”이라고 말했다.
최호 전기전력 전문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