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이후 대한(對韓) 무역수지 적자가 2배 이상 증가했다며 모든 양자 및 다자 무역협정에 대한 전반적인 `재검토` 입장을 재확인했다. 한미 FTA 재협상을 명확히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향후 추이를 면밀히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USTR은 1일(현지시간) 발표한 `2017년 무역정책 의제` 보고서에서 한미 FTA로 인해 한국과의 무역적자가 2배 이상 늘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한미 FTA 발효 직전인 2011년 대비 2016년 대(對)한국 상품 수출이 12억달러(약 1조3000억원) 감소하고, 수입은 130억달러(약 14조8000억원)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상품무역수지 적자가 큰 폭으로 증가했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한미 FTA 체결 이후) 결과적으로 한국과 무역에서 적자가 2배 이상 늘었으며, 이는 미국인들이 그 협정으로부터 기대한 결과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또 기존의 모든 양자 및 다자 무역협정에 대한 전반적인 재검토(major review) 입장을 밝혔다.
보고서는 매년 3월 1일 USTR이 제출하는 연례보고서로 통상정책의제, 세계무역기구(WTO), 협상 및 협정, 무역활동 등으로 구성된다. 이번에 나온 보고서는 신임 USTR 대표 인준이 마무리되지 않은 상황에 따라 상세 보고서가 다시 제출되는 `초안` 성격이다.
산업부는 336페이지에 달하는 전체 보고서 중 국가별 무역적자는 중국 관련 내용이 대부분이고, 한국 내용은 6줄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또 기존 양자 및 다자 무역협정에 대한 전반적인 재검토 입장을 밝힌 것이라고 덧붙였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 유세 과정에서부터 주장해왔던 기존 입장과 동일하다는 것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보고서는 FTA 상대국들의 협정 이행 문제를 전반적으로 평가하며, 한미 FTA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며 “양국 관심 현안은 공동위원회와 분야별 이행위원회 등을 통해 정기적으로 활발히 논의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번 보고서를 과도하게 해석할 필요는 없지만, 한미 FTA 재협상을 포함한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미국 동향을 면밀히 주시해야 할 필요가 크다는 분석이다.
양종석 산업경제(세종) 전문기자 jsy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