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이 2019년 5세대(5G) 이동통신 상용화 준비를 마칠 예정이라며 상용화 시기를 구체화했다. 올해 모바일 내비게이션 T맵 정확도를 열 배 높여 자율주행차에 적용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박정호 사장은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7`이 열린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간담회를 열고 미래 사업 방향과 비전을 가감없이 밝혔다.
미디어,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을 앞세워 `뉴(New) 정보통신기술(ICT)` 생태계 전환을 가속화하겠다는 의지도 재확인했다.
박 사장은 2019년 5G 상용화를 자신했다. 5G 상용화는 ICT가 발전한 나라가 유리하며 미국 등 다른 선진국보다 빨리 5G를 도입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박 사장은 “5G를 상용화하면 다양한 사업 아이디어 등으로 벤처를 포함한 뉴 ICT 생태계 활성화 바탕이 될 것”이라면서 “2019년 5G 상용화를 위해 글로벌 장비 제조사와 긴밀히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자율주행 로드맵도 제시했다. 박 사장은 올해 말 서울 강남과 경기도 분당에 자율주행 시범 테스트베드(시험공간)를 만들고 표준화 및 상용화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그에 앞서 T맵을 HD(초정밀)급으로 고도화해 자율주행 서비스에 적용할 예정이다.
박 사장은 “자율주행이 완벽하게 이뤄지려면 차 전체에 센서가 부착돼야 하는데 센서가 도로 환경이나 주변 차량과 통신하는 것은 SK텔레콤 영역”이라면서 “자율주행은 SK텔레콤이 제일 잘할 수 있는 분야”라고 성공을 확신했다.
이날 박 사장은 미래 성장 동력으로 미디어·IoT·AI 세 가지를 손꼽았다.
박 사장은 모바일 IPTV 서비스 `옥수수`의 `GSMA 글로벌 모바일 어워즈` 수상을 언급했다. “오렌지 등 세계 다섯 개 사업자가 신청했는데 SK텔레콤이 수상한 건 매우 의미 있는 일”이라면서 “미디어는 통신사업자에 가장 중요한 플랫폼 중 하나”라고 말했다.
이어 모바일 미디어는 한류 콘텐츠를 중국이나 동남아시아로 확산할 수 있는 매개체로 중요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옥수수가 중국에 진출해 중국의 넷플릭스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를 통해 수익을 올릴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국내 콘텐츠 산업을 유리한 조건으로 세계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IoT는 로라나 협대역(NB) IoT 등 기술이 중요한 건 아니라고 못박았다. 생태계를 키우고 이에 기반을 둔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는 판단이다.
SK텔레콤은 로라 전국망을 설치하기 이전부터 협력사와 IoT 생태계 육성에 주력해왔다. 박 사장 역시 이같은 기조를 이어가겠다는 것이다.
AI 중요성도 빼놓지 않았다. 국내 AI 기술력과 글로벌 격차가 커 왓슨을 파트너로 삼아 한국형 AI 플랫폼을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궁극적으로는 왓슨을 따라잡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박 사장은 SK텔레콤 인공지능의 강점으로 한국어 음성 인식을 꼽으며 “시리나 다른 어떤 인공지능보다 뛰어나다”고 말했다.
인수합병(M&A) 가능성에는 “M&A는 인수 기업과 피인수 기업 모두 윈윈한 적이 많았다”면서 “지금 당장 계획을 하는 건 아니지만 한다면 윈윈하는 합병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 사장은 “앞으로 통신 3사가 가입자 유치를 위해 이전투구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앞으로 해야 할 일이 많기 때문에 상생적 경쟁을 할 수 있으리라 본다”고 기대했다.
OTT 망중립성을 묻는 질문에는 “GSMA 이사회 회의에서 `투자는 통신사가 하고 과실은 OTT 사업자가 가져간다`는 이야기가 나왔다”고 소개했다. 이어 “상생은 단순히 콘텐츠를 사고 파는 구조가 아니라 가치를 같이 나누자는 것”이라면서 “망중립성은 ICT 생태계에서 초과이익이 있으면 나눠야 한다는 것이지 망 사업자가 차지하겠다는 의미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바르셀로나(스페인)=
안호천 통신방송 전문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