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옥의 뉴미디어Insight] 시장을 변화시키는 소셜네트워크의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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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시대에는 새로운 사람을 만난다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연결성과 상호 작용성을 용이하게 해주는 기술인 ‘뉴웨이브기술’ 덕분에 등장하게 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는 과거 그 어느 때보다 사회적 관계를 조밀하고 더욱 빈번한 소통이 가능하도록 만들었다. 이제 누구나 마음만 먹으면 새롭게 의미 있는 사람을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었다.

아이폰이 한국시장에 출시되던 2009년을 기점으로 모바일을 통한 SNS의 확산과 소셜네트워크의 확장은 대단했다. 2010년 애플의 아이폰4와 삼성의 갤럭시S가 시장에서 격돌하면서 국내에서 트위터의 트윗량이 10배가 늘어난 것이다. 카카오톡 등의 메신저들은 트위터, 페이스북 등과 더불어 사람들과의 연결고리를 제공하면 정보를 순식간에 배포하는 경로로도 사용되게 된다. 이제 사람들의 연결은 옛날과는 너무나 다른 사회적 현상을 만들어내기 시작했다.

최근의 뉴웨이브기술을 통한 소셜네트워크의 확대는 아마도 인류역사에 있어서 가장 극적인 소셜네트워크의 변화를 겪는 시기로 보인다. 1967년 스탠리 밀그램(Stanley Milgram)이라는 하버드대 심리학 교수는 프리게스 카린시(Frigyes Karinthy)라는 헝가리 극작가가 1929년에 발표한 ‘chains’라는 단편소설에서 이야기한 ‘임의의 사람을 선택해도 5명의 사람을 거치면 연결이 가능할 것’이라는 추측을 실험을 통해 증명하게 된다. 실제 1967년 Psychology Today에 ‘The small world problem’이라는 논문을 통해 모르는 사람일지라도 5.5~6단계 정도를 거치면 알 수 있다는 ‘6단계 분리설’을 발표한다. SNS가 발달된 지금은 이러한 사회적 관계의 단계 분리설이 친구관계를 한 국가로 한정할 경우 약 3단계까지 줄었다. 과거 그 어느 때보다도 사람들의 관계는 훨씬 더 가까워 졌고 많은 소통을 하고 있다. 아마도 지금 이 순간 이 글을 읽는 독자들 중에 누군가는 카카오톡 메시지가 도착했다고 알람이 울리고 있을 것이다. 필자 역시 몇 개의 메시지 알람이 울리고 있다.

문제는 이렇게 관계망이 넓어지고 관계가 조밀해진 현재의 우리 사회는 다양한 영역에서 많은 영향을 받고 있다는 사실이다. 특히나, 시장에서의 소비자 행동은 과거와는 무척 다른 양상을 띠기 시작했다. 과거 소비자는 제품이 생산되어 판매될 때 광고나 홍보에 의한 정보에 의존하여 구매하던 것에 비해 현재는 소비자들의 다양한 소통채널을 통해 원하는 제품에 대한 다양한 평가와 의견들을 얻어 판매하는 회사의 의도를 파악하거나 보다 스마트한 소비를 위해 디테일한 정보를 얻어 구매결정을 하게 되고, 구매 후에는 본인의 경험을 공유하는 과정들에 자연스럽게 참여하고 있다.

이러한 과정에서 기업의 소비자에 대한 태도와 입장에 대해 소비자들은 과거보다 훨씬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다. 소비자들은 이를 제품 구매 단계에 적극 활용하며 공유함으로써 소비자들 간의 의식이 연대되고 광범위한 공감대를 형성하는 단계에 이르게 된다. 소비자들의 의식 공유와 공감대는 기업의 불법행위나 비도덕적인 기업 활동에 대한 사실을 인지했을 때 더 큰 반향을 일으킨다. 2013년 남양유업의 대리점주와 영업사원간의 막말 폭언 음성통화 녹취가 순식간에 SNS에 유포되면서 많은 소비자들은 대기업의 부도덕적 시장 행위에 대한 반감을 광범위하게 공유하게 된다. 소비자들 간의 광범위하게 공유된 반감은 소비자의식을 강화시켰고 그 결과 남양유업은 주가가 떨어질 정도의 심각한 위기를 초래하게 된다.

또 하나 소셜네트워크의 확대가 가져온 소비자 의식이 바뀐 재미있는 사례가 있다. 전경련에서는 2009년 ‘비싸도 착한기업의 제품을 사겠나?’라는 설문을 조사했는데, 당시 ‘사겠다’고 대답한 비율이 불과 8.8%였다. 똑 같은 질문을 2년 뒤인 2011에도 했다. 의외였다. 불과 2년 만에 무려 9배 가까이 올라 78%가 ‘사겠다’라고 답했다. 도대체 2009년과 2011년 사이에 불과 2년이 지났는데 어떤 변화가 있었던 것일까?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2009년에 국내에 아이폰이 보급되고 2010년에 아이폰4와 갤럭시S가 시장에서 격돌하면서 200만대 정도 보급되었던 스마트폰이 350%가 성장하며 700만대가 보급되고, 이로 인해 2010년에 국내 트윗량이 무려 10배가 늘었다는 사실이다. 이러한 변화가 소비자의식을 바꾸는 원인의 전부라고 말할 수는 없겠지만, 감히 영향이 없었다고 말할 사람도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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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전국경제인연합회 제공)

이를 뒷받침이라도 하듯, 필립 코틀러 라는 세계적인 마케팅 석학은 최근 급격한 시장의 변화를 감지하며 그 원인과 현상에 대해 연구하여 ‘Marketing3.0’(국내에는 ‘마켓3.0’으로 번역되어 출간됨)이라는 책을 출간했다.

이 책에서 필립 코틀러는 3.0시장으로의 주요 변화요인으로 ‘세계화’, ‘소셜네트워크의 확대’, ‘영적·창의적 변화’ 등 3가지를 꼽았다. 소셜네트워크의 확대는 소비자의식을 연대하여 강화되고 광범위한 공감대를 형성함으로써 스마트한 소비자가 되도록 만들었으며, 소비자는 기업의 판매 대상인 단순한 소비자로서가 아닌 공존의 관계인 가치 있는 영적 존재라는 의식을 갖게 만들었다고 분석했다.

기업은 더 이상 소비자를 단순한 객체가 아닌 유기적 연결성을 가진 소비유기체로 인식하고 공존 공생의 소비자 정책을 펼치지 않으면 생존할 수 없는 시대가 도래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소셜네트워크의 확대가 가져다 준 소비자 의식 변화에 대한 대응 전략은, 기업이 시장을 선도하기 위한 전략이 아니라 생존을 위한 피할 수 없는 전략임을 CEO라면 반드시 인식해야 할 것이다.

필자소개/뉴미디어 Insight 이경옥 eleedia@gmail.com
(사)한국소셜네트워크협회의 설립자이자 회장으로서 많은 주요 정부기관, 지자체, 대기업 등에 SNS정책자문, 소셜빅데이터분석, 뉴미디어에 대한 강연활동을 하고 있다. 현재 (사)한국자동차디자인협회 상임이사와 뉴미디어마케팅 전문기업 버즈온라인의 대표로도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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