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부회장 구속]SK·롯데 다시 긴장모드…특검 기간 연장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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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7일 새벽 결국 구속 영장이 발부되면서 향후 특검 수사 대상에 올라있는 대기업들도 다시 초긴장 상태다. 앞서 특검 측에선 현재 수사 기간을 고려했을 때 다른 대기업 수사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입장을 내비쳤지만 16일 수사기간 연장을 신청한데다 특검 수사 종료 이후 검찰이 바통을 넘겨받을 가능성도 남아 있기 때문에 완전히 마음을 놓을 수 없다. 수사 불확실성이 큰 만큼 일부 대기업은 총수 소환에 대비한 사전 준비에 다시 나섰다.

이재용 삼성 부회장이 끝내 구속되면서 특검의 수사 방향이 다시 대기업으로 향할 가능성도 커졌다. 재계에 대한 수사 강도가 높아질 가능성도 커지면서 롯데, SK 등 다른 대기업의 불안감도 다시 커졌다.

롯데와 CJ그룹의 경우 2월 중순을 넘겼는데도 올해 신년 사업계획과 인사, 조직개편을 하지 못하고 있다.

SK그룹의 경우 최태원 회장 사면과 면세점 인허가와 관련해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금이 대가성 있는 뇌물이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삼성에 이어 다른 대기업으로 수사가 확대될 경우, SK가 가장 유력하다는 분석이다.

SK그룹 측은 재단 출연과 최 회장 사면, 면세점 인허가 실패 등을 거론하며 대가성 여부를 적극 부인하고 있다. 최 회장 사면은 절차대로 진행됐고 그룹 차원에서 요청하거나 로비를 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사면 당시 형기 대부분을 마친 상태였고, 최 회장 사면을 요구하는 여론도 적지 않았던 상황에서 대가를 바라며 재단에 출연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재단 출연과 면세점 심사 연관성 의혹도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SK가 면세점 심사에서 3번이나 떨어졌는데, 로비를 했다면 그렇게 됐겠냐는 설명이다.

SK 관계자는 “해외 사업 등과 관련해 그룹 안팎으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특검 수사 가능성이 여전히 살아있어 적극적인 경영 활동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면세점 사업 인가 특혜 의혹을 받고 있는 롯데그룹 분위기도 긴장감이 팽배하다. 롯데는 미르·K스포츠재단 설립 당시 45억원을 출연했다. 지난해 5월 말에는 K스포츠재단 하남 체육시설 건립 사업에 70억원을 냈다가 검찰 압수수색 하루 전날 돌려받기도 했다.

롯데그룹 측은 신규 면세점 추가 승인이 신동빈 회장과 박근혜 대통령 독대에 앞서 거론됐다는 점에서 로비나 대가성은 없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추후 특검 수사와 관련해서는 적극 협조한다는 입장이다.

이재현 회장 사면과 관련해 CJ그룹도 의혹에 휩싸였다. 이 회장이 사면 받은 뒤 최순실씨 측근인 차은택 전 창조경제추진단장이 주도한 K컬처밸리 사업에 1조원대 투자 계획을 발표한 것이 대가성이 있는 것 아니냐는 의심을 받고 있다.

CJ그룹 관계자는 “긴장을 늦추지 않고 수사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밝혔다

특검은 16일 황교안 권한대행에 수사기간 연장을 신청했다. 특검이 `삼성 특검`이라는 소리를 면하기 위해서라도 다른 기업을 수사하기 위한 시간 확보차원이라는 분석도 있다. 수사기간이 연장되면 롯데와 SK, CJ 등 대기업 수사가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다.

만약 수사기간이 연장되지 않더라도 관련 내용에 대해 검찰에서 수사를 진행할 가능성이 크다. 특검법은 `기간 내 수사를 완료하지 못한 경우 관할 지방검찰청 검사장에게 사건을 인계해야 한다`고 정하고 있다. 검찰에게 수사 받을 여지도 남아 있는 상황이다.

재계에서는 이미 검찰 수사와 국회 청문회 등으로 당시 정황과 오해가 충분히 설명됐기 때문에 총수 추가 구속 같은 극단적 상황으로까지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내심 기대하는 분위기다. 기업인 중에선 특검이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씨 등에 대한 수사가 지지부진해지면서 가장 손쉬운 기업 때리기에만 몰두하는 것 아니냐는 비아냥 섞인 관전평을 내놓기도 했다.

재계 관계자는 “이재용 부회장 구속으로 다른 대기업 총수에 대한 특검 수사와 추가 구속영장 청구가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크다”면서 “경제계 우려에 앞서 정경유착을 뿌리 뽑고 정의를 세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해외 사업 정비와 국내외 투자 등 시급한 경영 활동이 위축되지 않도록 불구속 수사 등 특검과 사법부가 운용의 묘를 발휘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양종석 산업경제(세종) 전문기자 jsya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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