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까지 일부 차량에 탑재되던 `준자율주행` 기능이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볼보, BMW에 이어 메르세데스-벤츠도 중대형 세단 `E클래스`에 준자율주행 기능을 기본 적용하기로 했다. 국산차 업체들은 아직까지 준자율주행 기능을 기본 적용하고 있지는 않지만, 준중형 차량에까지 옵션으로 보급을 늘리고 있다.
12일 수입차 업계에 따르면 메르세데스-벤츠는 최근 `E300`과 `E300 4매틱` 판매가격을 230만~250만원가량 인상하고 준자율주행 기능인 `드라이빙 어시스턴스 패키지 플러스`를 기본 적용했다.
드라이빙 어시스턴스 패키지 플러스는 △앞차와 거리를 유지해주는 `드라이브 파일럿` △교차로에 진입하는 다른 차량을 감지해 브레이크 압력을 적절한 수준으로 조절하는 교차로 어시스트가 포함된 `액티브 브레이크 어시스트` △보행자 인식 기능이 포함된 `조향 회피 어시스트`를 포함한 준자율주행 기능이다. 국내에서는 최장 시간인 약 60초 동안 운전대에서 손을 떼고 준자율주행이 가능하다.
당초 드라이빙 어시스턴스 패키지 플러스는 옵션 사항으로 378만원을 추가로 납입해야 장착할 수 있다. 하지만 BMW가 국내 출시하는 신형 5시리즈에 대응하기 위해 기본 장착 트림을 `E400 4매틱` 하나에서 E300, E300 4매틱으로 확대한 것으로 전해졌다.
BMW는 오는 21일 국내 출시하는 신형 5시리즈 전 트림에 준자율주행 기능인 `드라이빙 어시스턴트 플러스`를 기본 적용한다. 자율주행에 근접한 이 기술은 기본 장착된 스테레오 카메라가 레이더와 초음파 센서와 함께 차량 주변을 상시 감시한다.
새롭게 도입된 `차선 컨트롤 어시스턴트(LCA)`는 차선 유지, 변경을 포함해 장애물을 인식해 갑작스러운 충돌을 피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한다. 지능형 속도제어 어시스트(Intelligent Speed Assist)도 추가돼 운전자가 원하는 경우 정지 상태에서 시속 210㎞에 도달할 때까지 차량이 가속, 제동, 핸들링을 제어해 자율주행에 가까운 기능을 제공한다.
지난해 출시한 볼보 S90도 모든 트림에 부분자율주행 기능인 `파일럿 어시스트 Ⅱ`을 기본 장착했다. 이는 어댑티브크루즈컨트롤(ACC)과 차로유지시스템(LKAS)을 합친 기술이다. 차로가 뚜렷하고 시속 15㎞ 이상(또는 전방 차량이 감지될 경우)인 때 이 기능을 작동시키면 자동차가 앞차와의 간격을 조정해 가며 스스로 제동과 가속을 번갈아 한다. 스티어링휠을 놓고 있으면 13초 동안 유지되며 스티어링휠에 손만 얹고 있어도 이 기능은 지속된다.
국산차 업계는 아직까지 준자율주행 기능을 기본 장착하고 있지는 않다. 고급 브랜드인 제네시스조차 운전자보조시스템(DAS) 기술 일부만 기본 제공할 뿐, 준자율주행 패키지는 옵션으로 제공한다. 제네시스 EQ900과 G80은 고속도로에서 약 17초 간 자율주행이 가능한 `고속도로주행지원시스템(HDA)`을 포함하는 제네시스 스마트 센스가 적용된다.
지난해 11월 출시한 현대차 그랜저도 이와 비슷한 수준의 준자율주행 기능인 `현대 스마트 센스`를 옵션으로 장착할 수 있다. 현대차는 준중형 차량은 i30, 아이오닉에도 준자율주행 기능을 제공하는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을 옵션으로 제공한다. 쌍용차는 지난해 `티볼리`에 국내 소형 SUV 최초로 ADAS 패키지를 적용했다.
전문가들은 수년 내로 준자율주행 기능이 대부분 차량에 기본으로 적용될 것으로 내다봤다. 과거에는 옵션이었던 에어백, 잠김방지브레이크시스템(ABS) 등 각종 안전사양이 이제 기본 적용되는 것처럼, 기술 발전에 따라 ADAS도 필수 기능으로 자리잡을 것이라는 말이다.
업계 관계자는 “준자율주행 기술이 대중화되기 위해서는 기술 개발과 함께 관련 부품 가격이 많이 떨어져야 한다”며 “준자율주행 기술이 대중화되면 교통사고 방지에도 도움이 되기에 사회적 비용도 많이 줄어들 것”이라고 했다.
류종은 자동차/항공 전문기자 rje31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