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화질뿐만 아니라 영상에 온전하게 집중할 수 있게 하는 사운드도 중요한 요소로 주목받고 있다. 그동안 풀HD, 초고화질(UHD) 등 화질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여 온 TV업계는 사운드 영역으로 경쟁을 확전시켰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자체 사운드 연구소를 두고 최적의 TV 소리 구현에 집중하는 동시에 글로벌 오디오 기업과 제휴를 맺고 `음질` 전쟁에 본격 돌입했다.
LG전자는 올해 벽지처럼 얇은 TV인 `LG 시그니처 올레드 W TV`를 선보이며 디스플레이뿐만 아니라 음질에도 많은 공을 들였다. 화면을 제외한 모든 부품은 `사운드 시스템`으로 분리, TV하단에 설치할 수 있도록 했다. 사운드 시스템은 4.2 채널 스피커를 탑재했고, 천장 방향으로 소리를 내는 두 개의 업파이어링 스피커를 갖춰 입체감 넘치는 사운드를 구현했다.
이뿐만 아니라 돌비사의 입체음향 시스템 `돌비 애트모스`를 TV에 처음 적용했다. 사운드바 등 고유 음향 기기에 돌비 애트모스를 지원한 적은 여러 번 있지만 TV에 적용한 것은 처음이다.
돌비 애트모스는 화면상 사물의 움직임, 위치에 따라 소리가 사용자 앞이나 뒤 또는 위에서 들리는 것처럼 입체감 있는 소리를 만든다.
삼성전자도 올해 첫 선을 보인 양자점발광다이오드(QLED) TV에 돌비 디지털 플러스와 디지털시어터시스템(DTS) 프리미엄 사운드를 적용했다. 블루레이 디스크에 활용하는 돌비 디지털 플러스는 다양한 채널과 효율 높은 압축으로 `원음에 가까운 소리`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들 사운드 시스템 적용으로 TV뿐만 아니라 PC, 스마트폰, 태블릿과의 연결에서도 최적의 소리를 구현할 수 있게 했다.
TV 자체 사운드뿐만 아니라 TV 주변기기인 사운드바도 주목 받는다. 시장 규모도 약 2조원이며, 야마하·보스 등 음향 전문 기업도 다수 진출해 있다. 시장조사 업체 퓨처소스 컨설팅에 따르면 사운드바를 포함한 홈오디오 시장 규모는 지난해 6760만대에서 2018년 1억290만대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 고성장이 기대된다.
삼성전자는 사운드바 점유율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번에 공개한 `MS750`은 사운드와 TV 매칭 방식을 개선해 `홈 시네마` 환경 만들기에 최적화했다. 특히 본체에 우퍼를 내장, 향상된 사운드를 청취할 수 있다. 서브우퍼가 없어 공간의 효율 활용도 가능하다. 사운드바와 TV 전원을 동시에 켤 수 있는 특수 케이블도 적용했다.
LG전자는 글로벌 오디오 시장 공략을 내걸고 사운드바 3종을 공개했다. 사운드바 `SJ9`은 5.1.2 채널 500와트 출력을 갖췄다. `돌비 애트모스`를 적용, 일반 콘텐츠뿐만 아니라 돌비 애트모스 전용 콘텐츠에 최적화된 사운드를 즐길 수 있다.
TV업체가 사운드 전쟁에 적극성을 보이는 이유는 영상과 소리의 자연스러운 융합을 위해서다. 그동안 TV 화면은 대형화, UHD 등 빠르게 성장한 반면에 `음향` 부문은 제대로 주목받지 못했다. 게다가 TV 두께 경쟁으로 내장 스피커가 들어갈 공간도 충분하지 않았다.
업계 관계자는 8일 “최근 소비자는 초고화질 영상과 함께 고음질의 소리도 TV 구매의 중요한 요소로 여기고 있다”면서 “TV 제조사는 자체 사운드 강화뿐만 아니라 사운드바 등 주변기기를 통해 사운드 품질을 끌어올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영일기자 jung0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