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전문은행 `은산분리 완화` 올해도 좌초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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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은산분리(산업자본의 은행지분 보유 제한)` 완화를 두고 국회에서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지금까지 여당의 ICT 주도 인터넷전문은행을 위한 은산분리 완화 주장에 야당이 반대를 고수했다. 그러나 지난해 야당 일부 의원이 인터넷전문은행에 한해 완화하자는 특례법을 발의해 논의가 진척됐지만, 다시 반대 목소리가 커졌다. 원점으로 돌아가는 분위기다.

2일 국회 정무위원회 간사인 이학영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전해철 의원은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와 함께 국회의원회관에서 `은산분리 원칙인가? 족쇄인가?` 주제로 정책 토론회를 열었다.

이번 자리는 지난 19대 국회의 문턱을 넘지 못한 인터넷전문은행 관련 법안을 두고 정치권과 금융당국, 법조계, 학계 등이 허심탄회한 논의를 진행하자는 취지에서 마련됐다.

발제자로 나선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부 교수는 저축은행 사태를 사례로 들어 인터넷전문은행이 `대주주(재벌) 사금고`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은산분리 원칙을 깨면서까지 검증되지 않은 인터넷전문은행을 예외로 둘 수 없다는 것이다.

이어 “ICT업체가 보유한 정보활용을 위해 이들을 은행 대주주로 허용해야 할 필요성은 없다”며 “ICT 기업을 앞세운 인터넷전문은행이 금융권 빅데이터를 전유물로 소유해선 안된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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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동원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도 대기업 사금고화 문제를 우려하며 은산분리 원칙 적용을 주장했다.

고 교수는 “대주주 기업이 부실하게 되면 은행에 영향력을 행사해 은행으로부터 자금을 지원받으려는 유혹이 생긴다”면서 “엄격한 차단벽을 유지하고 감독을 철저히 해도 차단장치가 작동 안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반해 기존 은행과 차별화하고 ICT가 주도하는 혁신적인 금융을 만들기 위해선 은산분리 완화를 골자로 한 인터넷전문은행 관련 입법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거셌다.

최훈 금융위원회 금융서비스 국장은 “인터넷전문은행이 기존 은행과 차별화되기 위해 창의적인 ICT기업이 핵심 기술과 자본을 주도적으로 투자해야 한다”면서 “이미 유럽과 일본, 중국은 글로벌 핀테크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인터넷전문은행을 육성하고, 이종 DNA를 지닌 인터넷전문은행은 기존 은행 뿐 아니라 저축은행·카드·대부업까지 건전한 경쟁을 촉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 국장은 “현 상황에서는 인터넷전문은행이 또 하나의 은행 인터넷뱅킹 서비스나 자회사가 될 수밖에 없다”며 은산분리 완화를 주장했다.

현행법은 산업자본이 의결권 주식 4% 이상을 보유할 수 없어, ICT기업인 KT와 카카오가 주도적으로 인터넷전문은행을 경영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윤호영 카카오뱅크 공동대표도 “인터넷전문은행이 출범에 앞서 제도적 차원의 해법 마련이 장기화되면 본래 취지와 특색을 상실한 채 `또 하나의 은행` 출범에 그칠 것”이라며 “ICT 기업 주도의 새로운 금융서비스를 실험할 규제 샌드박스, 혁신 허브로 시각을 전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표] 케이뱅크, 카카오뱅크 주요내용 (금융위 본인가 신청 기준)

인터넷전문은행 `은산분리 완화` 올해도 좌초되나

김지혜 금융산업/금융IT 기자 jihy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