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이 서울 삼성동에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건설을 본격적으로 시작한다. 현재 국내에서 가장 높은 건물인 `제2롯데월드`(555m)보다 14m 높은 GBC는 국내 최고층 건물로, 업무시설과 컨벤션센터, 호텔 등을 포함한 복합업무시설이 된다.
1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서울 삼성동 일대에 조성하는 GBC 건축사업 환경영향평가서 초안을 서울 강남구에 제출했다.
현대차그룹 환경평가서 초안에 따르면 이번 사업은 7만9341㎡(약 2만4000여평)의 사업 면적에 총 연면적 92만6162㎡(약 28만여평) 규모다. 현대차 GBC(105층·56만443㎡), 호텔·업무시설(35층·15만5082㎡), 공연장(9층·6만7768㎡), 전시·컨벤션(6층·6만8895㎡), 전시장(4층·2만6㎡)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현대차그룹 GBC 프로젝트는 2021년 완공을 목표로 한다. 높이 569m의 GBC에는 세계적으로 높은 수준인 553m 전망대를 비롯해 강남 최대 규모가 될 2000석(대극장 1400석∼1600석, 소극장 400석∼600석) 이상 공연장, 영동대로 지하공간과 연계한 선큰(sunken)광장, 전면공개공지, 공공보행통로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강남구는 2일부터 3월 3일까지 한 달간 이 보고서를 주민에게 공개하는 공람 절차를 거치고, 사업대상지 주민과 이해관계자들로부터 다양한 의견을 접수받아 현대차그룹과 조율하겠다는 입장이다. 또 오는 14일 삼성1동주민센터 7층 대강당서 주민설명회를 개최한다. 이날 주민설명회의 목적은 환경영향평가 보고서 설명이지만, 1조8000억원에 달하는 공공기여금의 사용처를 둘러싼 서울시와 강남구의 갈등, 봉은사의 일조권 침해 및 문화재 훼손을 이유로 한 건립 반대의 목소리 등이 다양하게 나올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그룹의 GBC가 완공되면 제2롯데월드를 제치고 국내 최고 높이의 빌딩이 된다. 세계적으로도 두바이의 `부르즈칼리파`(828m·163층), 중국 선전에 건설 중인 `핑안 국제 금융 센터`(648m·115층), 중국 `상하이 타워`(632m·128층), 사우디아라비아 `메카 로얄 클락 타워 호텔`(601층·95층), 중국 `골든 파이낸스`(597m·117층) 등에 이어 6위권(준공 기준)이다.
한편 현대차그룹 GBC 프로젝트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아직 많은 걸림돌이 있다. 강남구 삼성동 일대 땅에 거대한 대형 건물이 들어오는 만큼 현대차그룹이 내놓은 공공기여금은 철저히 강남구를 위해 써야 한다는 강남구청과 이 일대와 연결된 잠실 실내체육관 등 리모델링 사업에도 일부 사용할 수 있다는 서울시간 신경전이 핵심 사안 중 하나다. 강남구는 송파구에 위치한 체육관 등 건물 보수와 리모델링보다는 해당 지역을 위한 주차장 건립이나 도로환경 개선이 우선이라는 입장이라 서울시와 대립 중이다.
또 다른 사안은 봉은사의 반대다. GBC 건너편 봉은사는 우리나라 대표 사찰 중 하나다. 봉은사 측은 105층에 달하는 현대차 건물이 올라가게 되면 동절기의 경우 봉은사 전역이 4시간 동안 그림자에 가려 햇빛을 볼 수 없어 일조권 침해가 발생하며, 이에 따라 목재로 지어진 봉은사 건물이 훼손될 수 있다는 이유로 GBC 건립 자체를 반대한다.
이희현 도시선진화담당관은 “현대차부지 개발은 이번 환경영향평가와 함께 제영향 평가를 모두 마무리 하고 건축허가 후 곧 착공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서울시는 제영향평가 뿐만 아니라, 건축심의ㆍ허가를 조속히 이행해 상반기에는 착공될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류종은 자동차/항공 전문기자 rje31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