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미래와 성장 키워드로 `지식기반사회`로의 변화와 지식기반사회 경제자원으로 고품질 지식재산(IP) 확보가 강조됐다. 최근 삼성전자와 애플의 특허침해소송이 글로벌 톱뉴스가 되면서 일반인도 무형자산인 IP를 유형자산인 제품이나 상품보다 가치 있는 재화로 인식하기 시작했다. 제품과 상품을 생산하는 기업이 주도했던 산업자본사회와 달리 IP만 생산하는 기업이 새로운 경제주체로 부상했다. 주요 선진국은 지식서비스산업 육성을 위한 정책 지원을 앞다퉈 늘리며 IP 강국으로 변모하려는 경쟁을 치열하게 벌이고 있다.

IP 강국으로 거듭날 가능성은 IP 생태계 구축 정도로 평가된다. IP 창출과 권리화, 활용(사업화) 체계가 역동적·유기적으로 기능하고 선순환하는 기반을 갖췄는지가 관건이다. 발명가가 담당하는 IP 창출은 정부출연연구소, 대학, 기업연구소 소속 연구원 연구개발(R&D) 성과물이 대부분이다. IP 권리화는 IP 법률전문가가 수행하며, IP 활용은 연구소·대학의 기술이전전담조직(TLO)이나 기술거래사 등 전문가 중개로 기업에 이전한 뒤 사업화 과정을 밟는다. 그리고 기업이 IP 사업화 후 대가를 IP 창출 주체에게 지불하면, 이것이 다시 IP 창출에 투자되면서 IP 생태계 선순환 구조가 형성된다. 이러한 IP 생태계 유지·발전을 지원하는 인프라가 탄탄하게 구축되면 `IP 강국`으로 도약할 기반이 구축됐다고 평가받는다.
2012년 우리 정부는 IP 강국으로 발돋움하겠다고 선포하고 IP 생태계 내실을 다지기 위한 정책 수립 후 지금까지 적지 않은 예산을 투입했다. 그럼에도 IP 생태계 각 단계인 창출, 권리화, 활용이 유기적으로 가동된다고 보기에는 많은 문제를 내포하고 있다.
IP 창출 및 권리화 면에서 우리나라는 세계 5위권 특허출원국 지위를 꽤 오랫동안 유지하고 있어 정량적으로는 준수하다. 하지만 창출된 IP가 실제 상용화돼 활용되는 비율은 10% 안팎에 머물러 속빈 강정에 다름 아니다. 더욱이 우리나라 정부의 R&D 투자수준이 GDP 대비 4%대로 이스라엘에 이어 세계 2위 수준이라는 사실에 입각해 보면 효율성은 심각한 수준이다.
우리나라 정부가 막대한 R&D 예산을 투입해 창출한 IP 활용이 왜 이렇게 저조한 것일까? 창출된 IP 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한 권리화 전략 부실, 산업계 이전을 담당하는 기술이전·사업화 전문가의 전문성 부족 등 복합 원인이 작용한 결과다.
이 가운데 시급히 해소할 원인을 꼽는다면 IP 완성도 저하 문제를 지적하고 싶다. 대학이나 정부출연연구소가 창출한 IP는 R&D 과제 성공 여부를 평가하는 기준을 통과해 성과물로 인정하고 축적된다. 하지만 이들 결과물은 상용화 가능성을 검증하지 않은 상태로 마무리한 것이 대부분이다. 실험실에서 구현 가능성 정도를 확인한 프로토타입, 또는 진척이 있다고 해도 시작품 수준까지 구현된 것에 불과하다. 기업이 이러한 성과물을 상용화하려면 양산가능성, 수율, 인허가 제약 여부 등 추가 검증절차가 필요하다. 물론 양산에 필요한 검증은 대학이나 연구소에서 감당할 수 없는 한계가 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양산가능성이 검증되지 않은 미완성 상태의 R&D 성과물을 그대로 `기술이전` 받을 기업은 흔치 않다. 결국 고객 요구 수준에 미달하는 상품이 시장에서 외면당하는 상거래 구조가 작용한다.
현재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려는 방편으로 출연연구소나 대학 R&D 성과물 기술완성도를 상용화 단계까지 높여 `활용`이 되도록 지원하는 정부과제가 시행되고 있다. 그런데 R&D 과제가 종료된 성과물에 대해 후속 상용화개발을 진행하는 경우 또 다른 현실적 장애물을 만난다. 정부 출연연구소는 해당 R&D 과제 수행인력이 과제 종료 후 신규과제에 투입돼 상용화 과제에 참여하기 힘든 경우가 많다. 대학도 해당 성과물을 주도적으로 개발한 인력이 대학원생이거나 박사 후 연구원 등인 경우가 다수여서 학위·진로 등 이유로 1~3년이 소요되는 상용화개발에 참여하기 힘들다.
따라서 R&D 과제 종료 평가는 상용화 단계까지 포함해서 판단할 필요가 있다. 기초 연구과제나 미래선도형 과제 등은 제외하더라도 `상용화`가 목적인 과제를 대상으로 적용이 가능하다. 현재 대학이나 정부출연연구소는 상용화 단계까지 R&D를 수행할 환경과 여건을 갖추지 못했기 때문에 과제 참여기업이나 잠재 수요기업 조기 발굴 및 협력 수준 강화로 해결할 수 있다. 또 중장기적으로는 대학이나 연구소를 지원하는 상용화 개발센터 등의 설립도 고려할 만하다.
시장에서 외면 받는 상품은 고객 요구수준에 맞게 변모시키는 것이 매출을 향상시키는 방안이듯, 연구성과물 완성도를 상용화 수준까지 높이는 실질적 방안 마련·지원이 저조한 IP 이전·활용을 해결하는 본질적 접근이 아닐까 한다.
※상세 내용은 IP노믹스 홈페이지(www.ipnomics.co.kr )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강인규 KAIST IP 대표 igkang@pnibiz.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