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를 금속으로 바꾼 `금속 수소`...80년 만에 이론 입증

눈에 보이지 않는 공기를 눈에 보이고 만질 수 있는 금속으로 바꿀 수 있을까.

미국 하버드대 연구진은 공기를 전기가 통하는 금속으로 바꾸는게 가능하다는 것을 실험으로 입증했다고 외신들이 27일 보도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사이언스`(Science)에 실렸다.

공기를 금속으로 바꾼 `금속 수소(metallic hydrogen)`는 1935년 물리학자 유진 위그너와 힐러드 헌팅턴이 연구했다. 당시 수소에 약 25만 기압을 가하면 금속으로 바뀔 수 있다는 이론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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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소(왼쪽)에 고압을 가하면 금속 수소가 되는 것을 표현한 이미지. (사진=R. Dias, I.F.Silvera 제공)

금속 수소는 수소 원자(H)의 원자핵을 이루는 양성자가 격자로 배열된 결정 구조다. 전자는 격자 안에서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다. 반면 수소는 원자 한 쌍이 서로 결합한 분자 상태이며 전자 이동이 자유롭지 않다.

연구진은 이론에서 제시한 방법대로 금속 수소를 만들기 위해 수소에 고압을 가했다. 영하 267℃의 극저온에서 465만∼495만 기압을 가하자 금속 수소가 나왔다. 그동안 목성이나 토성 내부에 고압으로 인한 금속성 수소가 존재할 것으로 알려졌는데 지구 상에서 이를 최초로 만든 것이다.

다만 실험에서 적용한 압력은 지구 중심에 가해지는 압력보다 세다. 이론에서 예측한 값보다 약 20배 높다.

이번 연구를 진행한 아이작 실버라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는 `고압물리학의 성배`라 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