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국내 IT업계 최초로 자동차 부품 국제 표준 소프트웨어(SW) 공동개발에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자격을 획득했다.
LG전자는 24일 자동차 부품 소프트웨어 분야의 국제 표준 단체 `오토사(AUTOSAR)` 프리미엄 파트너 가입을 승인받았다고 밝혔다. 국내 오토사 프리미엄 파트너는 LG전자,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현대자동차 등 단 세 곳이다. 이 중 IT기업으로는 LG전자가 유일하다.
자동차가 IT와 융합이 커지면서 자동차 한 대에는 100여개의 전장부품이 탑재된다. 변속기, 브레이크부터 에어백, 전동 윈도우에 이르기까지 각각의 전장부품은 1개 이상의 프로세서를 장착한다. 개별 프로세서마다 운영체제(OS) 역할을 하는 SW를 탑재한다.
오토사는 다양한 자동차 전장부품 소프트웨어를 통합 관리할 수 있는 표준 규격을 발표하고 있다. `코어-프리미엄-디벨롭먼트-어소시에이트` 네 등급으로 파트너사들을 나눈다. 오토사 주요 정책을 결정하는 코어 파트너로는 BMW, 제너럴모터스(GM), 토요타, 콘티넨탈, 보쉬 등 9개 자동차 업체들이 참여한다.
LG전자가 획득한 `프리미엄 파트너` 등급에도 덴소, ZF, 파나소닉, 피아트크라이슬러(FCA) 등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이 포함된다. 때문에 프리미엄 파트너도 코어 파트너와 함께 `오토사` 규격 제정에 직접 참여한다. 또 표준 SW가 공식 배포되기 전부터 사전 테스트를 할 수 있는 권한을 갖는다.
오토사는 신규 가입사에게 통상 최종 표준 SW 사용권만 갖는 `어소시에이트` 파트너를 부여한다. 일정 수준 요건을 충족시키면 한 단계씩 승급해주는 것이 관례다. 하지만 LG전자는 가입과 동시에 프리미엄 파트너로 승인 받았다. 이는 `티어1(1차 공급자)`으로서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통해 축적한 기술력과 안정성 등을 인정 받은 결과다. 또 글로벌 IT기업으로서 실리콘밸리 연구소를 두고 자체 OS인 `webOS`를 개발해 TV 및 가전과 같은 주요 제품에 적용하는 등 뛰어난 소프트웨어 기술력도 인정받았다.
향후 LG전자는 기존 오토사 표준 규격은 물론, 자율주행 및 커넥티드 카에 적용되는 차세대 자동차 소프트웨어 표준 플랫폼 `오토사 어댑티브(AUTOSAR Adaptive)` 공동개발에 주요 완성차 업체들과 함께 참여하게 된다. 또 각종 전장부품과 전기차 배터리를 제어하는 `배터리 관리 시스템(BMS)` 등에 오토사 표준 규격이 적용되는 만큼 LG화학의 전기차 배터리, LG이노텍의 자동차 전장 부품 등 LG 계열사 간 시너지 효과도 기대된다.
박일평 LG전자 소프트웨어센터장(부사장)은 “오토사 프리미엄 파트너 승인은 차세대 자동차 부품 시장에서 기술 리더십을 확보하는 발판을 마련한 것”이라며 “앞으로도 앞선 IT기술을 바탕으로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과의 파트너십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류종은 자동차/항공 전문기자 rje31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