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출가스 저감장치 결함 확인...기아차 ‘비상등’
기아차 스포티지가 환경부 배출가스 저감 장치 결함 검사에서 불합격 판정을 받았다. 엔진을 포함해 같은 시스템을 장착한 투싼도 예비조사에서 불합격됐다. 수만대에서 최대 10만대가 넘는 차량이 리콜 대상에 오를 전망이다.
해당 차량에 부착된 배기가스후처리장치(DPF)가 문제로 확인되면 동일한 장치를 장착한 전체 차종으로 문제가 확산될 수 있어 파장이 예상된다.
23일 환경부에 따르면 스포티지는 지난해 11월부터 시작된 환경부 `배출가스 저감 장치 결함 확인 검사`에서 불합격 판정을 받았다. 투싼은 예비검사에서 불합격을 받고 본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환경부는 고시 제2016-208호에 의한 15종 차량 검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불합격 여부를 공개하고 완성차 업체들에 시정 조치를 내릴 방침이다.
배출가스 저감 장치 결함 확인 검사는 정부가 대기 환경 개선을 위해 저감 장치나 저공해 엔진이 보증 기간 안에 저감 효율을 만족하는지 확인하기 위해 2006년부터 실시해 온 제도다. 환경 기준을 만족한 것으로 인증 받아 판매한 차가 정상 운행 후에도 배출가스 기준을 만족시키는지를 살피기 위한 제도다.
경유차는 질소산화물과 매연 등 대기를 오염시키는 물질을 많이 배출해서 DPF와 같은 저감 장치를 달아 환경오염을 최소화한다. DPF에 문제가 발생할 경우 대기 환경 오염은 물론 고액의 DPF를 교체해야 한다. 결함 확인 검사는 이를 막기 위한 제도다.
매년 환경부 고시를 통해 대상 차종을 지정한다. 보증 기간 50% 이상 운행된 장치 가운데 주행 노선, 운행 형태 등을 고려해 약 5대를 선정해 검사한다. 검사는 예비검사와 본검사 두 차례에 걸쳐 진행된다.
지난해 11월부터 지금까지 국립환경과학원 교통환경연구소가 스포티지, 투싼, 포터, 올란도, QM3, 익스플로러 등 15개 차종에 대해 시험하고 있다. 이 가운데 스포티지가 최근 예비검사와 본검사에서 모두 먼지입자(PM) 기준에 불합격했다. 미세먼지를 70% 이상 걸러 내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시스템을 사용한 투싼은 예비검사에서 불합격 판정을 받고 본검사를 받고 있다.
검사에서 불합격을 받을 경우 해당 제작사는 원인을 찾아 30일 이내에 환경부 장관에서 보고하고, 60일 이내에 결함시정(리콜) 계획서를 제출해야 한다.
불합격 판정을 받은 스포티지는 인증번호(AMY-KM-14-06) 차량으로 판매된 2만여대다. 예비검사에서 불합격을 받은 투싼은 약 7만대다. 투싼까지 불합격 판정을 받을 경우 무려 9만여대가 리콜된다. 검사는 3~4월께 최종 마무리될 예정이다. 4월께에는 리콜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환경부 관계자는 “모든 검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발표할 예정”이라면서 “2단계 검사까지 불합격된 차량 제조사는 법에 규정된 대로 반드시 리콜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스포티지와 투싼에 장착된 DPF 자체 결함으로 이어질 경우 DPF를 모두 교체해야 하기 때문에 파장이 예상된다. DPF는 100만원 안팎인 부품이어서 현대·기아차에는 비상이 걸렸다. 정상 환경에서 DPF 필터가 문제가 됐다는 결론이 날 경우 리콜 비용 부담은 물론 정화시스템 자체를 전면 재점검해야 할 수도 있다. 게다가 이 차량은 과거 급가속 때 질소산화물 과다 배출 문제로 시정 조치되기도 했다.
기아차 관계자는 “아직까지 환경부로부터 공식 결과를 전달받지 못했다”면서 “최종 결과가 나오면 관련 사안을 확인, 후속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
문보경 자동차 전문기자 okmun@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