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외교·일자리·에너지 등 6대 국정기조 공개
미국 백악관은 20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45대 대통령 취임에 맞춰 외교와 내치에 걸친 6대 국정기조를 공개했다.
백악관은 이날 홈페이지에 △미국 우선 에너지 계획 △모든 미국인을 위한 무역협정 △미국 우선 외교정책 △일자리 창출과 성장 △미군의 재건 △법질서의 회복 등 트럼프 정권이 주력할 6대 분야 우선과제를 선정해, 대략적인 구상을 밝혔다.
대선 기간 캠페인과 이날 취임연설에서 밝힌 대로 `미국 우선주의`의 국익 중심과 강력한 미국의 재건, 일자리 창출을 통한 중산층의 복원 등에 초점이 맞춰졌다.
◇에너지 생산 늘려 에너지 독립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내 에너지 생산을 늘려 에너지 독립을 추진한다는 구상을 분명히 했다. 근로자들의 에너지 부담을 낮춰 경제를 부양하고, 적대적인 국가에 대한 에너지 의존도를 낮추며, 미국인의 건강을 지키는 에너지 정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무려 50조달러어치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는 미국 내 셰일과 원유, 천연가스를 적극적으로 시추하면 미국인의 에너지 비용을 낮추고 수입을 줄여나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내 에너지 생산을 늘리기 위해 기후행동계획(Climate Action Plan)과 같은 해롭고 불필요한 정책은 없애겠다고 다짐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불필요한 규제를 없애면 근로자에게도 도움이 돼 경제성장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규제를 폐지해 미국내 에너지 생산을 늘리는 것만으로 향후 7년동안 300억달러 이상의 임금 상승 효과가 있다고 주장한다. 또 에너지 생산을 늘려 발생하는 돈을 도로, 학교 등 인프라스트럭처 구축에 활용할 계획이어서 일자리 창출도 기대하고 있다.
◇엄격하고 공정한 무역협정
`엄격하고 공정한`(tough and fair) 무역협정`을 강조했다.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과 북미자유무역협정(나프타·NAFTA) 탈퇴 가능성과 함께 기존 무역협정 위반사례를 조사해 정부 차원에서 단호한 조처를 취하겠다고 공언했다. 그래야 미국이 무역을 통해 경제를 성장시키고, 수백만 개 `잃어버린` 일자리를 되찾아오며, 쇠락하는 지역사회를 소생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백악관은 우선 “이런 전략은 TPP에서 탈퇴하는 것, 그리고 앞으로의 새로운 무역협정들은 미국 노동자의 이익을 위한 것임을 명확히 하는 것으로 시작될 것”이라는 말로 TPP 철회 방침을 재확인했다.
나프타에 대해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나프타의 재협상을 공약했다”면서 “만약 우리의 파트너 (국가들이) 미국 노동자들에게 공정한 재협상을 거부한다면 트럼프 대통령은 나프타를 폐기하겠다는 의사를 통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백악관은 이어 “실패한 무역협정들을 거부하고 재검토하는 것 외에, 미국은 무역협정을 위반하고, 그 추진 과정에서 미국 노동자들에게 해를 끼치는 국가들에 철퇴를 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무역협정 위반사례를 전부 찾아내고 이를 시정하는 연방 정부 차원의 조처를 내리는데 모든 수단을 사용하라`는 지시를 윌버 로스 상무장관에게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백악관은 “너무 오랜 기간에 걸쳐 무역협정이 워싱턴 정치권에 의해 좌지우지됐다”면서 “무역정책들은 미국을 최우선에 놓고 국민에 의해, 그리고 국민을 위해 집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국가안보 초점 맞춘 외교정책
백악관은 외교와 관련, “트럼프 정부는 미국의 이익과 미국의 국가안보에 초점을 맞춘 외교정책을 추진한다”며 `미국 우선주의` 외교를 분명히 했다.
백악관은 “힘을 통한 평화는 외교정책의 중심”이라며 “이 원칙은 갈등을 줄이고 공통 기반을 늘리는 안정적이고 더욱 평화적인 세계를 가능하게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이슬람국가(IS)와 다른 과격한 이슬람 테러단체들을 무찌르는 것이 우리의 최우선 과제”라고 밝히면서 “이들 단체를 무찌르고 파괴하기 위해서는 필요하면 우리는 공격적인 공동, 합동 군사작전을 수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트럼프 정부는 테러단체로의 자금지원을 끊고, 정보 공유를 확대하며, 선전선동과 (테러요원) 공급을 분쇄하고 막는 사이버전에 참여하기 위해 국제적 파트너들과 함께 일할 것”이라고 테러방지를 위한 국제적 공조를 천명했다.
백악관은 “궁극적으로는 미국의 이익에 기반을 둔 외교정책을 추진하면서 우리는 외교를 끌어안을 것”이라며 “세계는 우리가 적을 추적하기 위해 외국으로 나가는 게 아니라, 오래된 적이 친구가 되고 오랜 친구가 동맹이 될 때가 언제나 우리에게 좋은 것임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10년간 2500만개 일자리 창출
10년 동안 2천500만개의 일자리를 만들고 연 4%의 성장을 추진한다. 트럼프 행정부는 우선 현재 미국의 경제와 관련해 “2008년 이후 미국에서 30만개의 일자리가 사라졌고, 노동인구 중 미국인의 비율은 1970년대 이후 볼 수 없었던 수준으로 떨어졌으며, 국가부채는 2배가 됐고, 중산층은 위축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런 상황을 개선하기 위한 대책으로 트럼프 행정부는 일자리 창출을 최우선으로 꼽고 10년 동안 2500만 개의 일자리를 만들어 연 4%의 성장 시대로 복귀하겠다는 목표롤 내걸었다. 이를 위해 트럼프 행정부는 개인과 기업을 위한 세제 개혁도 다짐했다. 개인 소득세와 관련해서는 (최상위 부유층을 포함해서) 모든 구간에서 세율을 낮추고 세법을 단순화하기로 했다. 법인세와 관련해서도 세율을 낮추는 한편, 낡고 복잡한 세법을 고쳐 기업이 수백 만 개의 일자리를 만들도록 유도할 방침이다. 일자리 창출을 위한 규제 완화도 약속했다.
규제가 2015년에만 2조달러 이상의 비용을 초래했다는 판단에 따라 트럼프는 규제의 집행을 유보하도록 제안하는 한편 일자리를 죽이는 규제를 찾아내도록 연방 당국에 지시했다. 무역과 관련한 협정도 철저히 미국에 유리한 방향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이미 맺은 무역 협정은 재협상하고 새로 맺은 협정에는 강경한 자세를 취해 양질의 일자리를 미국에 만들어 미국 제조업을 부양하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또 미국의 근로자에게 손해를 끼치는 불법적이거나 불공정한 무역 관행은 차단한다는 계획이다.
◇세계 최강 군대 재건
트럼프 행정부의 국방 기조는 세계 최강의 강력한 미군과 군대 재건이다. 이를 위해 `시퀘스터`(자동예산삭감 조치)를 폐지해 국방예산을 늘리고, 북한 등의 핵미사일 위협에 맞서 최첨단 미사일 방어시스템 개발 등을 추진하겠다는 것이 핵심이다.
백악관은 “우리 남녀 미군들은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군인이자 미국인들의 자유를 지키는 수호자들”이라면서 “트럼프 정부가 군대를 재건하고 참전용사들이 마땅한 보살핌을 받을 수 있도록 확실하게 모든 조처를 하려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우리 군대는 미국을 방어하기 위해 모든 필요한 자산을 마음대로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면서 “우리는 다른 나라가 우리의 군사력을 능가하도록 절대 허용하지 않을 것이다. 트럼프 정부는 최고 수준의 군사적 대응태세를 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백악관은 또 “트럼프 대통령은 국방 시퀘스터를 끝내고, 우리 군대를 재건할 계획이 담긴 새 예산안을 의회에 제출할 것”이라면서 “우리는 미래 국방 수요에 대비한 계획을 짤 수 있는 수단을 군 수뇌부에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백악관은 특히 “우리는 또한 이란, 북한과 같은 국가들의 미사일 공격에 대비하기 위해 최첨단 미사일 방어시스템을 개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법과 질서 확립
트럼프 정부는 “법 집행 관리들이 자신들의 역할을 함으로써 거리에서 범죄와 폭력이 없어지도록 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안전한 공동체에서 생활하는 것은 미국인들의 기본 권리 중 하나”라고 규정한 트럼프 정부는 “범죄자들의 생활을 더 편리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자녀들이 거리를 안전하게 걷기를 바라는 부모들이나 버스를 기다리는 노인, 걸어서 통학하는 학생들의 삶을 더 편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렇지만 트럼프 정부는 “경찰을 혐오하는 분위기는 위험하며 잘못됐으며, 이를 없애겠다”고 다짐했다.
나아가 “법질서 확립은 시민들이 자신을 보호할 능력을 지원한다는 것도 의미한다”고 규정한 트럼프 정부는 “수정헌법 제2조에 규정된 미국인들의 권리를 모든 사법체계에 걸쳐 보장하겠다”고 선언했다. 미국 수정헌법 제2조는 총기 소지 권리를 규정하고 있다.
트럼프 정부는 “폭력 범죄 기록을 가진 불법이민자의 추방 역시 법질서 확립에 포함된다”고 적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불법이민자를 막기 위해 국경에 장벽을 짓는 일과 폭력단체를 막는 일, 우리의 공동체로 쏟아져들어오는 마약을 막는 일에 전념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트럼프 정부는 “무고한 사람들을 안전하게 하는 것은 정부의 첫 번째 의무”라고 강조하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모든 미국인의 안전, 특히 매우 오랫동안 안전한 이웃을 갖지 못했던 미국인이 안전하도록 하기 위해 싸우겠다”고 강조했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