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을 몇 해만 돌려보자. 지난 2012년 2월 26일(현지시각) 미국 LA 아카데미 시상식. 단상에 오른 탐 크루즈는 한마디 말을 던지듯 내뱉었다. “작품상은 아티스트.” 찰나의 순간 청중은 말을 잊었다. 곧 가슴 벅찬 탄성이 쏟아졌다. 3D시대에 아이러니하게도 작품상을 받은 흑백 무성영화…
이 영화, 소리는 없어도 울림이 컸다. 배우의 풍부한 표정과 몸짓에 관객은 오감이 열렸다. 생각하는 모든 것이 스크린에 옮겨지는 오늘 날에도 아날로그 감성은 여전히 유효하다는 것을 보여줬다. 아티스트의 타이틀 롤을 맡은 장 뒤자르댕의 남우주연상 수상도 너무나 당연했다.


그 장 뒤자르댕이 돌아왔다. 중저음의 멋진 목소리와 젠틀한 매너와 세련된 유머감각까지 겸비하고서...‘업포러브’는 장 뒤자르댕의, 장 뒤자르댕에 의한, 장 뒤자르댕을 위한 영화다.

지난 13년간 결혼한 남녀와 결혼하지 못한 남녀 2만2000명을 조사한 결과, 이상형에 대한 기대치를 2%만 낮춰도 결혼할 확률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대부분의 여자가 절대로 포기하지 않는 2%가 있다면 무엇일까? 아마도 남자의 키 아닐까?
이 영화는 남자는 키가 커야 한다거나, 유머러스해야 한다는 기존에 가지고 있던 남성성을 바꾸게 만든다. 단순한 로맨틱 코미디를 넘어 우리 사회의 편견을 깨부수는 의미 있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사랑 빼고 다 가진 176cm 늘씬 미녀 디안과 키만 빼고 모든 게 완벽한 136cm 매력남 알렉상드르의 유쾌한 로맨스. 올 겨울 사랑을 느끼고 싶다면…‘업포러브’다.
김인기기자 ik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