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자동차 1회 충전 주행거리 400㎞ 시대를 실현하기 위해 자동차 업계가 배터리 외에 인버터·모터·공조시스템 등 핵심 성능 업그레이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자동차 업계가 배터리 외에 전기구동시스템·차체경량화·냉난방시스템 등 효율성 높이기에 나섰다.
주행거리를 늘리기 위해서는 배터리 용량을 늘리면 되지만 그만큼 충전 시간이 늘어나고 연비가 떨어지는 문제가 생긴다. 이 때문에 배터리 용량을 어느 정도 늘리면서 기타 핵심 부품의 성능을 높여 주행거리를 늘리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다. 특히, 300㎞를 넘어 400㎞시대에 접어들기 위해서는 배터리 외 핵심 부품 성능 향상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목소리다.
일반 전기차 중 가장 먼저 400㎞ 시대를 연 르노는 배터리 셀의 소재를 개선해 배터리용량을 크게 늘렸다. 전체 중량은 22kg 밖에 안늘었지만 전기용량은 2배로 확대했다. 이와 함께 전동기·인버터·감속기를 일체화해 중량을 줄이고 계자권선형 동기전동기를 탑재했다.
토요타는 4세대 프리우스에 기존보다 회전수가 20% 늘어난 구동모터와 2중 냉각방식을 적용하고 인버터 무게는 12% 줄여 출력을 향상했다.
실 주행거리에 악영향을 끼치는 공조시스템 개발도 다양한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엔진 폐열이 없는 전기차는 히터를 틀면 주행거리가 20~30% 감소해 소비자의 불만으로 지적됐다. 전기차와 부품업계는 다른 부품 간 에너지를 교류하고 고효율 히트펌프를 개발해 실 주행거리를 늘리고 있다. 덴소는 공기열원식 히트펌프를 개발해 PTC히터 대비 전력소모량을 59% 줄였다. GM 주행거리연장 전기차 볼트(Volt)에는 에어컨과 연계된 수냉식 배터리 팩을 적용됐다. 파워트레인의 열을 관리하는 것도 주목할 만한 기술이다.
국내에서도 주행거리 연장을 위해 부품 성능 업그레이드 작업이 한창이다. 최근 전기차포럼은 2020년 1충전 주행거리 360~400km 달성을 위해 배터리 용량 확대는 물론 다른 영역의 세부 기술 향상을 주요 과제로 제시했다. 배터리 용량을 220% 늘려 주행거리 160~180㎞를 늘리고, 모터의 출력밀도를 10%(15㎞), 회생제동 효율 10%(5~10㎞), 냉난방시스템(각 5~10㎞, 3~5㎞),차체경량화 15%(17~22㎞) 등을 각각 향상함으로써 총 200여㎞를 늘릴 수 있다는 것이다.
손영욱 자동차부품연구원 선임연구원은 “200~300㎞ 대에는 배터리 기술이 절대적이었으나 400㎞늘 넘기기 위해서는 부품회사들의 기술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면서 “각 기술로 늘릴 수 있는 주행거리는 길지 않지만 각 분야에서 효율을 끌어올려야 일반차 400㎞ 시대를 열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문보경 자동차 전문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