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 벤처 투자 계열사 삼성벤처투자가 헬스케어 전문 벤처기업 눔(Noom)에 투자했다. 연초부터 삼성이 신수종 사업으로 꼽히는 바이오·헬스기업에 투자하며 광폭행보를 보이고 있다.
3일 삼성벤처투자 관계자는 “삼성이 눔에 투자했다”고 밝히면서도 “삼성 등 다른 기업이 투자에 참여한 컨소시엄 투자로 정확한 투자금액은 공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눔은 2015년 4월 한화 180억원 규모로 시리즈 B 투자를 유치했다. 이번 투자가 시리즈 C 단계인 점을 감안하면 수백억원 규모 투자가 진행된 것으로 보인다.
눔은 모바일 플랫폼으로 건강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다. 2008년 한국인 정세주 대표와 구글 수석 엔지니어 출신이자 공동창업자 아텀 페타코브가 `워크스마트랩스(WorkSmartLabs)`라는 이름으로 미국에 처음 설립했다. 눔은 2009년과 2010년 구글이 선정한 가장 혁신적인 개발사로 뽑히기도 했다. 회사는 2011년 눔이라고 사명을 변경했다. 미국이 본사이고 한국, 일본, 독일 3곳에 지사를 뒀다.
삼성벤처투자의 지분 투자는 삼성의 미래 사업 방향을 나타내는 지표로 풀이된다. 삼성벤처투자가 지분을 사들인 기업은 삼성전자 등 관련 계열사와 공동 개발을 진행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투자는 삼성이 신수종 사업으로 크게 관심을 보이는 바이오 관련 분야여서 향후 삼성 계열사들과의 협력이 더욱 기대된다. 삼성그룹은 바이오, 헬스 분야를 삼성 5대 신수종사업 정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바이오에피스 등 계열사를 통해 관련 사업을 육성하고 있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눔과 협업해 소비자 대상 마케팅의 일환으로 `S헬스 체중관리 프로그램`을 진행한 바 있다. 향후 출시할 삼성전자 스마트폰, 웨어러블 기기 등에 눔 헬스케어 콘텐츠를 결합해 각종 부가 가치를 창출할 가능성이 점쳐지는 이유다.
삼성전자는 눔, 삼성 서울병원 등 관련 기업·기관과 협업도 가속화할 전망이다.
개개인별 건강관리 솔루션을 제공하고 세계 4500만명 사용자를 보유한 눔과 삼성 헬스케어 사업이 만나 시너지를 낼지 관건이다.
눔은 모바일 헬스케어 기술력을 기반으로 실제 사람이 곁에서 코치를 해주는 듯 한 감성을 더해 행동 변화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있다. 의료 기기를 수반하지 않아도 주변 스마트폰, 테블릿PC, 웨어러블 기기 등으로도 헬스케어가 가능하다는 점이 특징이다.
삼성그룹은 관련 사업 육성을 위해 벤처기업과의 협력을 다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8월 유망 벤처기업 발굴과 투자를 위해 삼성벤처투자가 결성하는 신기술사업투자조합에 1980억원을 출자했다.
박소라기자 sr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