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저성장 탈출구, 소재부품 R&D 동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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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유가,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보호무역주의, 미국 대통령 선거. 2016년 세계 경제를 얼어붙게 만든 주요 키워드다. 미국 경제방송 CNBC에 따르면 경제 뉴스에 나오는 단어를 토대로 지수를 산출하는 `세계 평균 불확실성 지수`가 올해 10월 기준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고 한다. 이는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인한 세계 금융위기를 겪은 2008년보다 높은 수치로, 현 세계 경제가 얼마나 큰 불확실성에 빠져 있는가를 여실히 보여 준다.

6월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가 결정되고 뒤를 이어 프랑스, 이탈리아 등 EU 탈퇴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어 세계 경제의 거대한 축 가운데 하나인 유럽연합이 휘청거렸다. 브라질은 대통령 탄핵을 겪고 터키는 쿠데타 시도가 무위로 끝났지만 국가신용등급이 떨어졌다. 러시아, 중국, 시리아는 군사 충돌과 정치 변화로 인해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이러한 지구촌 저성장 기조를 극복하기 위해 세계 각국은 대책 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불확실한 세계 경제 상황이 지속되는 가운데 우리나라 또한 비상이 걸렸다. 우리나라 무역 상대국 1위인 중국과는 차이나 인사이드(China inside) 현상으로 무역량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 2위인 미국은 보호무역주의를 내세워 무역에 어려움을 주고 있다.

최근 보호무역주의를 강력히 주장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가 대선에서 승리, 대외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에 더 큰 악영향이 예상된다.

그러나 그동안 세계 경제의 급변동과 큰 위기에도 우리나라 소재〃부품 산업의 경우 무역량의 50% 이상을 차지하며 대한민국 경제를 튼튼히 뒷받침했다. 뿌리 깊은 나무가 거센 폭풍우에도 굳건히 버티듯 모든 산업의 뿌리산업이라고 할 수 있는 소재〃부품에 대한 꾸준한 투자가 성장 동력이 된 것이다.

그러나 소재〃부품 관련 산업의 위험성은 여전히 산재해 있다. 소재·부품 연구개발(R&D)에 드는 비용과 시간은 높은 반면에 진입 장벽이 높아 적기에 상품을 내놓지 못하면 무산될 가능성이 짙다. R&D에 성공해 새로운 소재〃부품을 개발하더라도 상용화 과정에서 기존 제품을 대체하지 못하고 도태되는 어려움도 존재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러한 소재·부품 R&D의 위험성을 줄이고 타임투마켓(Time To Marker)에 적기 대응할 수 있도록 2015년 7월 소재부품 통합연구협의회(그랜드컨소시엄)를 발족시켰다.

세계일류소재(WPM)와 미래 산업 선도, 녹색산업 선도형 이차전지사업 등 산업부의 주요 R&D 사업 상호 연계를 위해 관련 12개 사업 32개 과제와 250개 참여 기관 2600여명의 연구 인력이 공동 참여하는 가치사슬 연계형 협의체다. 한마디로 산〃학〃연〃관이 모두 협력, 소재·부품 R&D 약점은 보완하고 투자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혁신형 산업 동맹이라 할 수 있다.

그랜드 컨소시엄으로 새롭게 개발하는 소재〃부품 신뢰성과 완성도를 높여 국내 수요 기업 적용을 확대하고 R&D 과정을 공유·협력, R&D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 또 참여 기업은 이를 적극 사업화하고 새로운 시장 개척에 힘써 우리나라 소재·부품 시장 지배력을 강화시키고 있다.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 대비 R&D 투자 비율은 4.29%, 고용 인력 1000명당 R&D 연구 인력은 12.8명으로 모두 세계 1위다. 이렇게 축적된 R&D 잠재력이 그랜드 컨소시엄을 통해 실 성과로 드러나 세계 정상에 우뚝 설 수 있는 소재·부품 강국으로 나아가길 바란다.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 소순종 소재부품산업기획평가단장 sjso@keit.r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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