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위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업체 가민이 새해 지사를 설립하고 국내 인력을 충원한다. 급성장하는 한국 수요를 잡기 위한 조치다.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가민 미국 본사가 새해 초 한국 지사 설립을 위해 제반 준비를 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가민은 지금까지 한국에서 네베상사, 기흥인터네셔널 등 공식 총판대행사 4곳을 통해 제품을 판매했다. 가민은 자동차, 아웃도어, 피트니스, 해양, 항공 등 분야에서 50여종 제품을 판매하는데, 총판업체별로 제품 범주를 나눠 수입을 해왔다. 새해부터 가민코리아(가칭)가 나서 본격 한국 시장 판매 전략을 진두지휘한다.
가민코리아(가칭)가 생겨도 기존 총판업체는 영업권을 그대로 유지한다. 가민코리아가 오프라인 매장을 여는 직접 판매에 나서지는 않는다. 총판업체가 영위해온 기존 영업 전략을 고수하면서 본사 차원에서 전폭 영업 지원에 나서는 방식으로 가민코리아 역할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예전에는 가민 제품을 저렴하게 사려고 해외 직구(직접구매)하는 소비자가 많았지만 점차 사후관리(AS)서비스 문제와 언어지원 등으로 공식 수입 제품을 이용하는 고객이 늘고 있다”라면서 “가민 본사차원에서 늘어나는 한국 수요를 잡기 위해 지사를 설립해 직접 영업에 관여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고 설명했다.
지사가 생기면 총판을 통한 제품 수입보다 최신 제품을 빨리 국내에 들여올 수 있다. 가격 정책도 일원화돼 소비자 혼란을 줄인다. 무엇보다 사후관리(AS) 기반이 충원돼 소비자에겐 혜택이다. 가민 제품은 지도가 주요한 콘텐츠다. 지역 현지화(로컬라이제이션)가 중요하다. 가민코리아 설립으로 기기 한국말 지원, 정확한 지도 콘텐츠 수급이 가능해져 제품력이 높아질 전망이다.
장기적으로 기업 간 거래(B2B) 분야에서 가민코리아가 국내 완성차 제조기업 등과 협업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가민 아태 지역 마케팅팀에 따르면 아시아에서 한국 시장 성장률이 가장 높았다. 매해 괄목할만한 성장을 이루고 있다는 설명이다. 한국시장에서 가민은 레포츠 족에게 `워너비` 상품으로 꼽히는 등 매니층이 형성돼 있다. 시장조사기환 IDC에 따르면 가민은 올해 3분기 스마트워치 시장에서 출하대수 기준, 애플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가민 아태지역 총괄(대만) 관계자는 “가민코리아 설립에 대해 구체적으로 정해진 바가 없다”고 공식 답변했다. 가민코리아의 규모와 역할 확대 여부 등은 세부 작업이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박소라기자 sr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