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베리가 중국 휴대폰 제조사 TCL에 상표와 소프트웨어(SW) 등 자사 브랜드 전권을 넘겼다. 제조업체에서 `특허 공격자`로 `완전변신`에 성공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영국 특허전문 매체 아이에이엠(IAM)은 지난 20일(현지시간) 블랙베리가 TCL과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해, 앞으로 소송을 통한 특허 수익화에 매진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이번 계약에서 블랙베리는 보안 SW 기술과 상표권 일체를 TCL에 넘겼다. TCL은 향후 방글라데시와 인도, 네팔, 스리랑카, 인도네시아 등 5개국을 제외한 전 세계에서 전 기종 디자인·제조·판매 등을 독점한다.
◇`특허 공격자`로 거듭난 블랙베리
블랙베리는 이로써 `특허 공격자`의 정체성을 굳혔다.
제조업 대신 수익화에 적합한 몸집을 만들어 공격적 접근이 가능해졌다는 분석이다. 블랙베리 주주 역시 이번 체질 개선을 계기로 더욱 공세적인 수익화를 기대할 것이라는 게 업계 판단이다.
블랙베리는 스마트폰 생산 철수를 결정하며 이미 공세적 라이선스 전략을 취해왔다. 지난해 6월 시스코와 특허상호사용계약 체결 후, 올해 초에는 캐논 및 인터내셔널게임테크놀로지 등과도 파트너 관계를 구축했다. 7월에는 다국적기업 아바야를 상대로 특허침해소송을 제기하며 소송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블랙베리 입장에서는 특허 매각도 여전히 유효한 선택지다. 존 첸 CEO가 특허 라이선스를 선호한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지만 매각카드를 버리지는 않았다. 올해 초 투자업체 `센터브리지 파트너스`에 매각한 5000만달러 규모의 `USB 충전` 특허 포트폴리오가 대표 사례. 업계는 알카텔 루센트 특허 임원 출신이 설립한 특허 컨설팅 업체 `TnT IP`가 해당 포트폴리오 수익화에 나설 것으로 예상했다.
◇“TnT IP, 블랙베리 특허수익화 주도”
블랙베리가 양도한 특허는 이미 소송에도 쓰였다.
이달 중순 미국 텍사스 동부지방법원에 제기된 `펀더멘털 이노베이션 시스템즈 인터내셔널`(이하 펀더멘털 이노베이션, Fundamental Innovation Systems International LLC)발 화웨이·LG전자 상대 특허침해소송에 블랙베리 특허가 사용됐다. 펀더멘털 이노베이션이 침해당했다고 주장한 특허 4건은 지난해 11월 블랙베리가 이 업체에 양도한 특허다.
더욱이 펀더멘털 이노베이션이 TnT IP 계열사가 유력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TnT IP가 블랙베리 특허 수익화를 주도한다는 주장에 무게가 실린다. 외신은 “블랙베리와 TnT IP가 라이선스 수익을 공유할지는 현재 파악이 어렵다”면서도 “블랙베리는 성공적인 IP 수익화 기업으로 `부활`했다”고 강조했다.
한편 TCL에는 이번 라이선스 같은 `제3자 기업의 사업 인수`가 주요 성장 동력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TCL은 앞서 2005년 프랑스 통신장비업체 알카텔 루슨트의 모바일 사업부를 인수해 합작회사를 설립한 전례가 있다. TCL의 `알카텔 원터치`는 북미 시장 점유율 5위 브랜드로 성장했다. 지난해 초에는 미국 HP 휴대폰 브랜드 `팜`(Palm)의 상표와 IP 일체를 매입하기도 했다. 블랙베리 브랜드 매입으로 TCL이 성장 엔진을 확보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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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소영 IP노믹스 기자 syy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