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충전기도 `빌트인` 시대…아파트 설치 `대세` 될 듯

전기자동차 충전기가 붙박이장(가구)처럼 `빌트인` 방식으로 아파트 단지에 들어섰다. 아파트 입주민의 동의 절차가 필요 없어 주민 간 다툼이나 설치 공간 부담이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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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앤이시스템즈 직원이 새해 1월 입주가 시작되는 서울 고덕 레미안힐스테이트 아파트단지에 빌트인 전기차 충전기를 점검하고 있다.

피앤이시스템즈(대표 정도양)는 서울 강동구 고덕동 래미안힐스테이트 아파트 단지(3658가구)에 가정용 전기차 충전기 235대의 빌트인 형태 구축을 완료했다고 27일 밝혔다. 우리나라 100가구 이상 공동주택에 빌트인 충전기가 설치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기차 민간 보급에 최대 걸림돌로 작용한 전용 충전기 설치를 위한 공동주택 입주민회의 동의를 구하는 절차나 전용 주차면 확보로 인한 입주민 간 갈등이 사라지게 됐다.

피앤이시스템즈가 구축한 충전 인프라는 7.7㎾h급 완속충전기 97대, 2개 충전 포트가 달린 15㎾h급 충전기 138대로 구성됐다. 충전기 수는 235개지만 동시에 최대 373대의 전기차를 충전할 수 있다.

빌트인 충전기는 기존 가정용 제품에 비해 장점이 많다. 아파트 내 조명시설 등 각종 전기 설비처럼 애초부터 설계에 반영, 추가 공사비가 들지 않아 기기·설치비까지 100만원이면 충분하다. 150만원 안팎의 가정용 충전기 가격에 설치비까지 합해 300만원이 넘는 것과 비교하면 절반 이하다. 스탠드형이나 벽걸이 형태 가정용 충전기처럼 별도의 설치 공간도 필요 없어 공간 활용도가 뛰어나다.

충전기는 아파트 입주민이라면 누구나 가구별 출입카드로 사용자 인식을 거친 후 사용할 수 있다. 충전한 전기량만큼 가구별 전기요금에 누진제 적용 없이 개별 과금된다.

정도양 대표는 “빌트인 충전기는 건축 설계 때부터 반영돼 시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고, 무엇보다 전기차 이용자가 가장 부담스러워 하는 입주민의 동의 절차가 필요 없다”면서 “설치비 등 가격 경쟁력과 편리성을 앞세워 아파트 건설사 대상으로 영업에 적극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피앤이시스템즈는 최근 에콰도르 기아차 `쏘울EV` 현지 판매사인 엘후리그룹 자회사와 가정용 완속충전기 50대 수출 계약을 맺고 새해 1월에 선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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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1월 입주가 시작되는 서울 고덕 레미안힐스테이트 아파트단지 주차장에 설치된 빌트인 전기차 충전기.

박태준 전기차/배터리 전문기자 gaius@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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