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T 전자업계 흐름을 한 눈에 조망할 수 있는 세계가전박람회(이하 CES 2017)가 성큼 다가왔다. 한 해 변화를 미리 짚어볼 수 있는 행사로 내년 50주년을 맞는다. 1967년 미국 뉴욕에서 첫 행사를 연 CES는 새해 1월 5~8일(현지시간)까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진행된다.
글로벌 가전업체로 명성을 높인 삼성전자와 LG전자도 CES 2017을 통해 한 해를 수놓을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를 선보인다.
삼성전자는 윤부근 삼성전자 소비자가전(CE) 부문 대표가 참석할 계획이다. 구본준 LG그룹 부회장이 그룹신사업추진단장을 맡고 있어 기술 개발 동향을 살피기 위해 CES 현장을 찾으며, LG전자를 이끌 조성진 부회장도 참석한다.
김문기 넥스트데일리 이버즈 기자 moon@nextdaily.co.kr
◇ TV의 기본 `화질` 챙기고, IoT의 기준으로 `부상`
삼성전자는 그간 사물인터넷(IoT) 관련 칩과 센서, 플랫폼에서 개별 디바이스에 이르기까지 모든 분야에 걸쳐 기술 개발과 생태계를 구축해왔다. 이번 CES를 통해 클라우드 기반 TV와 냉장고, 세탁기 등 집안의 가전제품을 하나로 연결하고 제어하는 진화된 솔루션을 선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CES에서 가장 주목할 제품은 역시 TV다. 삼성전자는 기존 퀀텀닷 기반 기술을 한 차원 높여 화질 논쟁 종지부를 찍을 차세대 제품을 공개할 예정이다. 기존 퀀텀닷 기반 디스플레이에 새로운 기술을 더해 3세대 퀀텀닷의 장점을 극대화하겠다는 포부다. 밝기와 세밀한 색 표현, 명암비는 물론, 시야각까지 개선할 것으로 기대된다.
퀀텀닷(quantum dot)이란 물질 크기와 모양에 따라 나노 크기 영역에서 광흡수와 광발광 파장이 달라지는 양자 국한 현상을 보이는 초미세 반도체 나노 입자를 일컫는다. 입자 크기와 모양을 조절하는 것만으로 원하는 색을 얻을 수 있어 `조명` 분야에서도 활용되고, 자연색에 가까운 색 표현이 가능해 고화질 고선명 TV 디스플레이 분야에서 활용도가 높다.
퀀텀닷은 광화학적 안정성, 높은 색 순도, 높은 광효율, 좁은 발광폭 등으로 색표시를 원하는 곳에 광범위하게 적용 가능하다. 디스플레이에 이용 시 가장 큰 장점은 자연 그대로 색상 표현이 수월하다는 것. 순도가 높은 색상 표현으로 선명한 영상을 표현할 수 있다.
기존 LCD 제조공정에 쉽게 적용 가능하고, 다양한 크기 화면에도 적용하기 편하다. 대형화면에 적용하기에 용이하다. 퀀텀닷은 머리카락 수백분의 1 크기 나노 사이즈 반도체가 빛을 내는 원리를 이용하기 때문에 무기물인 디스플레이와 만나게 되면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튼튼한 내구성을 보여준다.
삼성전자는 친환경 퀀텀닷을 실현한 바 있다. 카드뮴이 들어간 퀀텀닷은 만들기도 쉽고 순수한 색상 만들기에 장점을 갖추고 있어 지난 2012년부터 일본과 중국 업체가 관련 제품을 출시해왔다. 다만 카드뮴은 인체 유해한 물질인 터라 문제가 됐다. 유럽 로하스 환경규제 등에서 유해물질에 대한 규제가 점점 엄격해 지고 있는 상황에서 또 다른 기술이 필요한 시점이었다.
삼성전자가 기존에 출시한 SUHD TV는 자체 개발한 비카드뮴 퀀텀닷 기술이 채택된 제품이다. 카드뮴을 쓰지 않으면서도 색상표현은 그대로 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카드뮴을 쓰지 않는 친환경 기술을 위해 5년 이상 연구해 왔다. 관련 특허만 150여건을 획득한 삼성의 독자 기술을 확보했다.
뿐만 아니라 삼성전자는 스마트홈을 TV를 중심으로 실현할 계획이다. 김현석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 사업부장은 지난 9월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IFA 2016에서 “이제 화질만 강조하는 시대는 지났다”면서 “향후 TV는 디자인과 사용자 경험 측면에서 보다 많은 혁신을 보여주게 될 것이고 내년 CES에서 이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올해 삼성전자가 출시한 스마트 TV는 전 라인업에 모두 스마트싱스와 함께 개발한 IoT 플랫폼이 탑재된 바 있다. IoT 기기를 모니터링하고 제어할 수 있는 `스마트홈 허브`가 TV 자체 내장됐다. 별도 외장형 IoT 허브 없이도 삼성전자 가전제품은 물론 보안카메라와 잠금장치, 조명 스위치 등 스마트싱스와 연동되는 200여개 디지털 디바이스를 연결해 사용할 수 있다.
LG전자는 기존 전략 방향인 올레드(OLED) TV에 사활을 건다. HDR을 통해 화질을 높이고 플랫폼을 더욱 강화해 IoT 생태계를 이끌어나가는 첨병으로 TV를 내세운다.
우선 LG전자는 내년 출시하는 스마트TV에 한층 진화한 `웹OS 3.5`를 적용한다. 새로운 버전은 `재미`라는 한 단어로 귀결된다.
LG전자는 매직 리모컨 숫자버튼을 전화기 단축번호처럼 사용할 수 있는 `마이 버튼` 기능을 추가한다. 사용자가 숫자 버튼을 길게 누르면 홈 화면을 띄우지 않더라도 지정한 앱이나 채널로 바로 연결할 수 있다. 1번부터 9번까지 최대 9개 단축키를 지정할 수 있다.
LG전자는 키워드를 입력하는 기존 검색방식의 불편을 줄이기 위해 웹OS 3.5에 새롭게 `매직링크` 기능을 추가했다. 사용자가 TV를 보다 매직링크 전용버튼을 누르면 프로그램 EPG 정보와 연관된 유튜브 영상, TV채널, 등장 인물 정보 등 다양한 콘텐츠를 찾을 수 있다.
시청 중인 방송 화면의 특정부분을 확대해 볼 수 있는 `매직 줌` 기능에 녹화기능을 더했다. `매직 줌 녹화`는 사용자가 USB나 외장하드에 담긴 영상 가운데 원하는 부분만 확대해 녹화할 수 있는 기능이다.
LG전자는 웹OS 3.5에 360도 카메라로 찍은 콘텐츠를 TV화면으로 볼 수 있는 `360도 PLAY` 기능도 추가했다. 사용자가 USB나 외장하드에 360도 카메라로 찍은 콘텐츠를 담아 TV와 연결하면 대화면으로 360도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
권봉석 LG전자 HE사업본부장은 “쉽고 빠른 웹OS 편의성에 LG만의 독창적인 재미를 더한 웹OS 3.5로 세계 스마트 TV 시장을 지속 선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커넥티비티 생활가전 `일상을 바꾼다`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생활가전 키워드는 `프리미엄`과 `IoT` `B2B` 등을 꼽을 수 있다.
삼성전자는 내년에도 프리미엄이라는 키워드와 B2B 확대라는 개념을 중요한 전략으로 유지할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CES에서 북미를 대상으로 한 프리미엄 빌트인 풀 라인업을 공개할 예정이다. 올해 인수한 데이코는 CES에 참가하지는 않지만 1월 10일에서 12일까지 미국 올란도에서 개최되는 KBIS에 참가한다.
프리미엄 주방가전 패키지는 냉장고, 월 오븐, 콤비 오븐, 쿡탑, 후드, 식기세척기로 구성됐다. 세련된 디자인과 IoT 연결성이 강화됐다. 다양한 활용이 가능하도록 사용성을 확대해 프리미엄 가전의 면모를 보여주겠다는 포부다.
삼성전자의 대표적인 메탈 디자인과 소비자 호응이 높은 블랙 스테인리스 두 가지 색상으로 구성된 패키지는 조리기기와 식기세척기뿐만 아니라 냉장고까지 색상과 핸들을 포함해 전체 패키지 디자인을 통일했다.
`알루미늄 아노다이징` 공법을 적용해 세련된 색상 표현, 깔끔한 마감처리, 부식이나 마모에 강한 내구성 등을 갖춰 어느 주방에나 고급스럽게 잘 어울린다.
패키지 모든 제품에 와이파이 기능을 탑재해 스마트폰으로 제품을 작동하거나 상태를 확인할 수 있어 스마트한 주방 생활이 가능하다.
이 밖에 가전 주력 제품인 냉장고, 세탁기 등의 제품군에서 각각 신모델을 선보임은 물론 패밀리허브 업그레이드 버전을 공개할 계획이다.
가족 간 소통, 키친 공간 엔터테인먼트, 식자재 관리, 쇼핑 등 다양한 서비스를 갖춘 최첨단 스마트 냉장고인 패밀리허브는 보이스 기능이 대폭 강화되고 유용한 콘텐츠 서비스도 확대된다. 진화된 음성인식 서비스와 스크린으로 식자재 주문 등 쇼핑은 물론 패밀리허브의 다양한 기능을 수행할 수 있을 것으로 알려졌다.
세탁기 역시 액티브워시, 애드워시에 이어 소비자 요구를 한 번에 해결한 신제품이 공개된다.
LG전자는 CES 2017을 통해 딥러닝 기술을 탑재한 스마트 가전을 공개한다. 클라우드의 데이터를 분석, 고객의 생활패턴 및 주변 환경 등을 고려해 작동 최적화를 실현한다. 주로 머무르는 공간을 집중 냉방하는 에어컨, 취침 중에는 자동 절전하는 냉장고 등을 꼽을 수 있다.
LG전자는 스마트홈 서비스 `스마트싱큐(SmartThinQ)`에 딥 러닝을 더해, 가전제품이 스스로 고객을 이해하고 작동하는 진정한 스마트홈을 선도할 계획이다.
LG전자의 딥 러닝 기반 스마트 가전은 각종 센서와 와이파이로 클라우드에 축적되는 데이터를 분석해 사용자 생활패턴과 주변 환경에 최적화된 방식으로 스스로 작동한다.
기존 에어컨이 거실 곳곳을 균일하게 냉방한다면, 딥 러닝 기술이 적용된 에어컨은 사용자가 주로 머무르는 공간을 구분해 집중 냉방한다. 로봇청소기는 피해야 할 장애물과 넘어가야 할 장애물을 구별할 수 있다. 이전까지는 사람의 발을 넘으려고 했지만 딥 러닝의 도움을 받게 되면 사람 발 앞에서 3초가량 대기하면서 발이 치워지면 청소를 하고 발이 움직이지 않으면 우회한다.
스마트 냉장고는 도어가 열리는 횟수와 시간을 분석해 사용자가 도어를 열지 않는 취침 시간에는 자동으로 절전 운전한다. 한여름에는 주방의 온도와 습도가 높으면 음식물이 쉽게 상하지 않도록 제균 기능을 최고 단계인 `파워 모드`로 설정한다. 스마트 세탁기는 석회질이 많은 지역에선 헹굼이 잘 되도록 물의 양을 더 많이 채우고 온도를 더 높여준다.
이 밖에 LG전자는 실내 조명이 켜진 상태에서도 선명한 화면을 보여주는 빔 프로젝터 `LG 프로빔 TV`를 공개한다. 레이저를 광원으로 사용해 촛불 2000개를 동시에 켰을 때에 해당하는 2000루멘 밝기와 풀HD 1920×1080 화질을 갖췄다.
영상을 빛으로 쏴주는 엔진 구조를 기존 `L` 형태에서 `I` 모양으로 최적화했다. 덕분에 가로 길이를 108㎜로 줄여 한 손에 쉽게 쥘 수 있게 만들었다. 무게는 2.1㎏이다.
LG전자는 엔진 구조를 최적화하면서 제품 디자인도 고급스럽게 바꿨다. 제품 전면부 중앙에 렌즈를 배치해 안정감을 줬다. 전체 제품 모양은 밑면이 타원인 기둥체 형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