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상거래 업계가 전통 오프라인 유통 영역인 `신선식품` 판매 경쟁에 뛰어들었다. 신선식품은 온라인 유통업계가 뛰어들 블루오션으로 꼽힌다.
온라인 업체들은 구매 편의성과 가격 경쟁력을 내세웠다. 쌀, 보리, 과일, 생선 등 신선식품을 온라인에서 찾는 소비자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 밑바탕에는 배송망과 정보기술(IT) 인프라 혁신이 크게 작용했다. 대형마트와 오픈마켓, 소셜커머스, TV홈쇼핑, T커머스 등 주요 온·오프라인 유통 사업자가 시장 주도권을 놓고 격돌한다.
◇오프라인 강자 대형마트, 온라인으로 진격
대형마트 업계가 온라인 쇼핑 부문에서 신선식품 경쟁력을 강화, 온라인 신선식품 매출 비중이 오프라인 매장과 비슷한 수준으로 상승하고 있다. 새로운 핵심 수익 모델로 떠올랐다.
롯데마트가 올해 온라인 쇼핑몰 `롯데마트몰`과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에서 벌어들인 전체 매출 가운데 신선식품 비중은 30% 수준이다. 이는 오프라인 매장(25~30%)과 비슷하다.
롯데마트는 고객 거주지와 가장 가까운 지역의 오프라인 매장을 물류 허브로 활용한다. 배송 시간을 최소화하면서 오프라인 상품 경쟁력을 온라인에 접목하기 위한 조치다. 냉장차량 배달 서비스 `쿨 배송`, 온·오프라인연계(O2O) 서비스 `스마트픽`, 원스톱 결제·배송 서비스 `스마트 스캔` 등 차별화한 배송 서비스도 도입했다.
이관이 롯데마트 모바일사업본부장은 26일 “대형마트 시장은 경기 불황 및 영업 규제에 따라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온라인 쇼핑 시장은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면서 “온라인 쇼핑몰 물류·배송 시스템을 지속 개선, 고객 편의성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마트는 올해 이마트몰 전체 매출 가운데 27.2%를 신선식품으로 벌어들였다. 온라인 쇼핑 전용 자동화 물류센터 `네오(NE.O)`를 신선식품 사업 핵심 경쟁력으로 앞세워 수요를 끌어들였다.
네오는 신선식품과 냉동식품을 각각 영상 8도, 영하 20도 이하로 온도를 맞춰 보관한다. 배송 때는 전용 보냉박스에 담아 신선도를 유지한다.
홈플러스는 `피킹(Picking)`을 온라인 신선식품 시장 경쟁력으로 앞세웠다. 피킹은 주부사원으로 구성한 장보기 도우미(피커)가 고객 주문 건에 관해 가장 신선한 제품을 엄선, 배송하는 형태다. 피커가 유통기한이 임박한 상품을 고르면 PDA로 경고 알람을 울린다.
홈플러스는 저온 유통 시스템을 탑재한 차량으로 배송하는 것은 물론 오후 4시까지 당일 배송 주문을 받는다. 퀵 서비스로 1시간 내 상품을 전달하는 차별화 전략도 추진한다.
◇오픈마켓·소셜커머스, `신선` 마케팅 주력
오픈마켓과 소셜커머스는 오프라인 매장 수준의 신선도를 유지할 수 있는 포장·배송 서비스 확보에 힘을 쏟고 있다.
11번가는 지난 6월 `일레븐스타(11star)`를 선보였다. 단순한 가격 정보에서 벗어나 산지와 재배자에 중점을 두고 제품을 소개하기 위한 서비스다. 앞으로 `농부 직송` `어부 직송` 등을 콘셉트로 일레븐스타 제품을 확대할 계획이다.
11번가는 현재 새벽에 수확해서 아침에 발송하는 산지 직송 서비스를 제공한다. 수산물은 경매 당일 출고한다. 소비자과 제품 수령 후 제대로 보관할 수 있도록 자세한 주의 사항도 제공한다. 고객이 구매하기 전에는 제품 상태를 직접 확인할 수 없는 온라인 쇼핑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함이다.
강윤정 SK플래닛 신선식품팀장은 “새해 일레븐스타 등 전문 큐레이션 활성화와 배송 차별화 정책을 신선식품 중점 목표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G마켓은 전문 식품 담당자로 구성한 검증단을 직접 원산지로 파견한다. 생산, 가공, 포장, 배송 작업 등에 참여한다. 고객이 제품을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동영상도 제공한다. 신선도 유지를 위해 산지 수확 당일 제품을 배송하는 `G마켓 후레쉬`도 선보였다.
옥션은 고품질 제품 판매자를 엄선해서 생산자 직송 서비스를 제공하는 `옥션 파머스토리`를 론칭했다. 생산자 실명과 사진을 공개하는 `생산자 실명제`를 적용, 고객 신뢰를 높였다.
임학진 옥션 식품팀장은 “싱글족과 1인 가구가 증가하면서 온라인·모바일 신선식품 수요가 증가하는 추세”라면서 “다양한 신선식품 전문 서비스로 고객을 끌어들이겠다”고 설명했다.
쿠팡은 농협중앙회와 협력 관계를 구축하면서 고품질 제품을 안정 공급 받을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1만9800원 이상 구매한 고객에게 배송 대표 서비스 `로켓배송`의 혜택을 제공한다. 밤 11시 이전까지 주문하면 이튿날까지 신선식품을 받아 볼 수 있다.
티몬은 주요 오픈마켓처럼 산지 직송 서비스 중심 신선식품 판매 전략을 도입했다. 고객이 수령하기까지 평균 1.7일 소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티몬은 식품 카테고리에서만 판매하는 신선식품을 생필품 전문 채널 `슈퍼마트`에서 선보일 계획이다.
위메프는 물류센터에 약 2000㎡(660평) 규모의 신선식품 냉장 시설을 구축했다. 수시로 유통기한을 확인, 기한이 지난 제품은 전량 폐기한다. 출고 전 2회에 걸쳐 유통기한 및 상품 상태를 육안으로 검사한다.
◇시청자 입맛 노리는 TV홈쇼핑·T커머스
TV홈쇼핑과 T커머스 업계도 신선식품 수요를 정조준했다. 한눈에 확인할 수 있도록 TV 화면에서 상품을 소개하는 한편 온라인·모바일 마케팅 전략을 강화하는 투 트랙 전략을 펼친다.
CJ오쇼핑은 지난 5월 온라인 쇼핑몰 CJ몰의 식품 카테고리에서 프리미엄 식품 전문관 `식품종가 FRESH`를 구축했다. 온라인 신선식품은 품질이 떨어진다는 인식을 개선하기 위해 마련했다. 국내외 유명 지역 특산물이나 식품을 직매입, 간편하게 구매할 수 있다. 올해 CJ몰 신선식품 매출은 전년 대비 약 23% 증가했다.
NS홈쇼핑은 신선식품 직매입 전문 상품기획자(MD) 제도를 운용한다. 해당 MD가 직접 산지를 방문해서 확인한 산지직송 상품을 선보이는 한편 하림닭, 주원산오리, 순우리한우 등 주요 업체와의 협력 관계 구축으로 신선한 제품을 확보한다.
공영홈쇼핑은 그동안 TV하나로마트(농협), 어랍쇼(수협), 프리미엄 식품관 등 식품 전문 콘텐츠를 송출했다. 고추 DAY, 쌀 DAY, 수산인의 날 등 특별 생방송을 편성하며 시청자 입맛을 공략했다.
KTH K쇼핑은 단독 브랜드를 발굴하는 한편 TV홈쇼핑과 차별화한 제품 기획에 주력하고 있다. 최근 선보인 `3촌의 명품밥상`이 대표 브랜드다. 실제 생산지에서 생산자와 생산 방식을 직접 소개하고 제품을 판매한다. TV는 물론 모바일 앱, 인터넷몰에서 언제든지 콘텐츠를 시청하고 상품을 구매할 수 있다.
강대부 KTH 상품개발본부장은 “신선식품은 온라인에서 취급하기 까다로운 상품군”이라면서도 “상품 확보부터 배송까지 전체 유통 단계를 관리, 신선식품 고객 만족도를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윤희석 유통 전문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