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초 만에 물에 녹여 저장된 정보를 파기할 수 있는 보안용 메모리 소자가 개발됐다. 물리적으로 파괴할 수 있는 전자소자 가운데 가장 빠르게 폐기할 수 있는 소자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총장 강성모)은 최양규 전기및전자공학부 교수 연구팀이 물에 쉽게 녹는 종이비누 위에 잉크젯 인쇄 기법으로 제작, 소량의 물로 10초 이내에 용해시켜 폐기할 수 있는 보안용 메모리 소자를 개발했다고 22일 밝혔다.
이번에 개발한 메모리 소자는 알칼리 금속 원소인 소듐과 글리세린을 주성분으로 하고 친수성을 가져 소량의 물에도 반응한다. 열과 수분에 취약한 단점은 잉크젯 인쇄 기법으로 최적화된 점성과 열처리 조건을 만들어 금속 전극을 상온 및 상압에서 증착하는 형태로 해소했다.
메모리 소자 특성을 결정하는 저항변화층인 산화하프늄도 우수한 메모리 특성을 얻도록 150도 이하 저온에서 증착, 평상시 습도에서는 안정적이고 소량의 물에는 반응하는 소자를 만들어 냈다.
이렇게 만든 메모리 소자는 종이비누 기판 위에 만들어 유연성이 뛰어나다. 실험을 통해 저장된 데이터 지속시간 유지 특성 및 쓰기, 지우기 반복에 따른 내구성도 우수한 것으로 확인했다.
연구 논문에 제1저자로 참여한 배학열 박사과정은 “이 기술은 저항변화메모리 소자를 이용해 기존 실리콘 기판 기반 기술에 비해 제작비용이 10분의 1에 불과하다”면서 “소량의 물로 빠르게 폐기할 수 있어 보안용 소자로 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대전=김순기기자 soonkkim@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