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그룹 사장단은 지난 한 해 동안 국내외 이슈의 중심에 있었다. 삼성 수요사장단 협의회는 이병철 선대 회장 때 의사결정기구였던 `수요회`가 모체다. 매주 수요일 다양한 현안을 논의하고 스터디하는 자리다.
2016년 삼성 사장단 `말`로 삼성의 한 해를 정리했다. 갤럭시노트7 발화, 미국 대통령 선거, 최순실 사태, 김영란 법 시행 등 뜨거운 현안이 많았다.
◇“여기만 아이폰이네요”
9월 21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한손에는 서류가방, 한손에는 갤럭시노트7을 쥐고 출근했다. 이 부회장은 취재진에게 먼저 다가가 한 기자에게 “여기만 아이폰이네요”라고 말했다. 배터리 문제로 위기에 처한 갤럭시노트7을 쥐고 있는 모습은 자사 제품에 대한 믿음을 고객에게 전달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됐다.
◇“프로그램을 짜는 기계도 나온다”
지난 5월 삼성전자 사장단은 `딥러닝의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를 주제로 최승진 포항공대 컴퓨터공학과 교수의 강연을 들었다. 이세돌 9단과 구글 알파고의 대국으로 딥러닝 기술이 유명세를 탄 후였다. 정유성 삼성SDS 사장은 “프로그램을 짜는 기계도 나온다고 한다”며 딥러닝 기술에 대한 관심을 보였다. 올해 삼성 사장단이 가장 많이 공부한 주제는 자율주행차, 가상현실(VR), 인공지능(AI) 등이었다.
◇“미국에서 하는 대로 하면 되겠더라”
최치훈 삼성물산 건설부문 사장은 지난 9월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금품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에 대한 설명을 듣고 “미국에서 하는 대로 하면 되겠더라”고 설명했다. 이날 사장단은 삼성 법무팀으로부터 김영란법 시행에 따라 식사를 하거나 선물을 할 때 달라지는 점 등에 대해 강연을 들었다.
◇“(트럼프 대통령 당선으로)대안을 준비해야 할 것”
지난달 초 김현석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사장은 “(이번 트럼프 대통령 당선으로 인해) 많은 변화가 있을 것”이라면서 “향후 대안을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에 따른 미국 시장 상황 변화에 삼성 사장단은 촉각을 세웠다. 고율 관세부과 등 보호무역주의를 강화하겠다는 트럼프의 공약 때문이다.
◇“로봇이 세금내는 날도 오지 않겠나”
박중흠 삼성 엔지니어링 사장은 21일 마지막 수요사장단 회의를 마치고 올 한해 가장 기억에 남는 강연으로 4차 산업혁명을 꼽았다. 박 사장은 “앞으로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해야 한다”면서 기술변화가 너무 빨라 로봇이 세금을 내는 날도 오지 않겠냐”고 말했다.
정영일기자 jung0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