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이재훈 산업기술大 총장이 보는 美 에너지정책

Photo Image

“도널드 트럼프의 대통령 당선으로 글로벌 에너지 시장의 판도 변화는 불가피해졌습니다. 불확실성이 커졌지만 전략 대응을 한다면 우리나라의 에너지 공급처 다변화 등 에너지 안보를 강화할 수 있는 호기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이재훈 한국산업기술대 총장(전 지식경제부 차관)은 “트럼프 차기 대통령의 공약 사항을 보면 버락 오바마 정권과는 완전히 궤를 달리하는 것이 많다”면서 “공약을 얼마나, 어떻게 이행하느냐에 따라 에너지 시장 판도가 바뀔 수 있는 만큼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 총장은 “공약이나 최근 내각 구성 상황을 보면 화석연료 산업을 다시 무대 위로 끌어낸다는 기조 하나만은 분명하다”면서 “우리나라의 에너지 도입처를 다변화할 수 있는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 총장은 “도입처 다변화는 트럼프 정부 출범 이후 거세질 국제 정세의 불확실성에 대비하는 측면에서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차기 대통령은 이란 핵협상 무효화를 외치고, 중국과는 날선 대립을 이어 가고 있다. 우리나라는 원유 도입에서 중동산 비중이 80% 이상으로 절대를 차지한다. 중동산 원유의 핵심 이동 통로인 호르무즈해협이 봉쇄되거나 남중국해 분쟁으로 인한 긴장 상태가 연출되면 유가 등 에너지 자원 수급에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짙다는 게 이 총장의 분석이다.

이 총장은 “상황을 감안하면 에너지원 확보에서 특정 국가 의존도를 낮춰야 하는데 도입처 다변화 기회는 늘어날 가능성이 농후하다”면서 “전략에 따른 움직임이 어느 때보다 요구된다”고 말했다.

트럼프 취임 후에도 기후변화, 신재생 관련 산업의 타격은 예상보다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 총장은 “트럼프가 과거부터 기후변화를 두고 `과학 근거가 없는 거짓말`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관련 산업이 위축된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이미 태양광 등 주요 신재생발전원이 일부 지역에서 그리드패리티를 달성, 자생력을 확보했기 때문에 투자·정책 기조를 완전히 뒤집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총장은 “중국이 환경오염 문제 해결을 위해 신재생에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고 글로벌 기후변화 공조도 탄탄하다”면서 “미국이 어떤 자세를 취하든 대다수 국가가 과거 도쿄의정서 때와 달리 기후변화 대응 자세를 적극 취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총장은 과거 지식경제부 차관 시설에 만난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 내정자에 대해선 “소탈하지만 사업가 기질이 다분한 느낌을 받았다”면서 “트럼프 당선자와 마찬가지로 친소 관계 구축보다는 철저하게 비즈니스 기회 발굴에 주력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대응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최호 전기전력 전문기자 snoop@etnews.com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