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결산]전기차-테슬라로 맞은 역풍, 현대차로 반전

올해 전기자동차 보급은 테슬라로 역풍을 맞았다가 현대차로 어렵게 반등했다. 전기차 보급 대수는 정부 목표(8000대)의 90%를 넘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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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남 스타필드 테슬라 매장 모습. 테슬라는 올 12월 매장 오픈을 밝힌 상태다.

테슬라는 올해 초 한국 정부를 찾아 보조금 등 보급 정책, 차량 인증 등 절차를 협의하고 연내 주력 전기차 `모델S·X` 출시 등 시장 계획을 알렸다. 이후 한국법인 설립과 홈페이지 개설을 통해 사전 계약자를 접수했고, 순식간에 신청자 수천명이 몰리면서 테슬라 열풍이 시작됐다. 정부는 지지부진하던 전기차 민간 보급에 돌파구가 마련될 것으로 기대했으며, 국내에 출시된 6개 전기차 모델 모두 3~4년 된 구형이어서 구매를 주저하던 소비자 역시 테슬라를 크게 반겼다. 얼마 전 방한한 니컬러스 빌리저 테슬라 동북아 대표는 “한국인 예약자가 세계에서 다섯 번째 안에 든다”면서 “한국인의 테슬라 선호도에 크게 놀랐다”고 밝혔다.

테슬라 열풍은 전기차 인식 확산에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국내 전기차 시장은 역풍을 맞았다. 내년 하반기에나 소비자에게 인도될 테슬라 전기차 사전 계약으로 잠재 수요가 꽁꽁 묶였기 때문이다. 이에 상반기 전기차 시장은 2000만원 안팎의 정부 보조금 파격 지원에도 판매량 1000대 미만으로 크게 저조했다. 당시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테슬라 전기차 예약 이슈로 전기차 잠재 고객이 1년 이상 대기 수요로 돌아섰다”며 어려운 시장 상황을 토로하기도 했다.

그러나 올 하반기 들어와 시장 분위기는 달라졌다. 현대차가 7월 첫 양산형 전기차 `아이오닉 일렉트릭`을 출시하면서다. 아이오닉 일렉트릭 예약자 수가 출시 당시 926대에서 1107대(8월), 840대(9월), 1444대(10월)까지 늘면서 12월 초까지 5003대 신청(예약)됐다. 또 기아차, 르노삼성, BMW 등 제작사별 가격 인하 프로모션으로 올해 계획 물량 대부분을 소진한 상태다. 12월 현재 전기차 민간 보급 신청 예약도 7200대에 육박, 보급 목표 90%를 달성했다.

여기에 전기차 충전서비스 시장도 정부 주도에서 민간 중심으로 확대되고 있다. 충전 설비와 충전 부지 등 민간 기업의 초기 투자 부담을 줄이기 위해 환경부에 이어 한국전력공사까지 가세했기 때문이다. 환경부가 전국에 구축한 490개 급속충전소와 200여개 한전 충전소를 포함, 전국에 약 1000개 공용 충전 인프라가 들어섰다.

정부·공기업은 민간 기업과 직접 경쟁하기보다는 관련 산업·시장 활성화에 초점을 두고 수익성 결여로 민간 진출이 쉽지 않은 사각지대 중심으로 충전 인프라를 구축한다. 또 공공기관과 포스코ICT, 한국전기차충전서비스, 비긴스 등 민간 기업이 별도 운영하는 충전 기간 통합 운영을 통해 회원 가입 대상과 상관없이 전기요금 수준에서 전국 충전 인프라를 이용할 수 있다.


박태준 전기차/배터리 전문기자 gaius@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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