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통신방송 결산]SK텔레콤-CJ헬로비전 M&A `불발`···통방 융합 `일단 멈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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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통신방송 최대 사건은 단연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 인수합병(M&A) 무산`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7월 18일 `지역 독점`을 이유로 M&A를 불허했다.

CJ헬로비전이 보유한 23개 방송권역 가운데 21곳에서 합병회사가 1위에 오를 것으로 판단, 요금 인상을 우려했다. 유료방송의 지리상 경쟁 범위를 `전국`이 아닌 `지역`으로 한정한 결과다.

낡은 지역 규제 틀로 통신방송 융합을 막았다는 비판이 비등했다.

공정위의 판단은 `IPTV와 위성방송이 전국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과연 방송권역의 의미가 있는가`란 화두를 던졌다. 이 화두는 `권역 폐지 논란`으로 이어지며 새해에도 뜨거운 감자로 될 전망된다. 통신과 방송 간 `융합`이 일단 멈추게 됐다.

주파수 경매는 의의로 싱겁게 종료됐다. 총 5개 대역 140㎒폭(700㎒ 대역 40㎒폭, 1.8㎓ 20㎒폭, 2.1㎓ 20㎒폭, 2.6㎓ 40㎒ 폭, 2.6㎒ 20㎒폭) 경매가 4월 29일 시작, 이틀 만에 끝났다.

SK텔레콤이 2.6㎓ 대역 60㎒폭을 1조2777억원, KT가 1.8㎓ 대역 20㎒폭을 4513억원, LG유플러스가 2.1㎓ 대역 20㎒폭을 3816억원에 각각 확보했다. 총 낙찰가는 2조1106억원이다.

50라운드를 준비한 주파수 경매가 8라운드 만에 끝난 가장 큰 이유는 `롱텀에벌루션(LTE) 시장 성숙`이다. 2011년 시작한 LTE 투자가 마무리 단계여서 무리해 가며 주파수를 확보할 필요가 없었다. 이동통신 3사 모두 경매에서 확보한 주파수를 주력이 아닌 보조용으로 활용한다. 지상파 방송사와의 갈등 끝에 이통용으로 확보한 700㎒ 대역 40㎒폭은 유찰돼 아쉬움을 남겼다.

지난 7월 미래창조과학부는 `통신시장 경쟁 정책`으로 알뜰폰을 전면에 내세웠다. 이통 시장 경쟁 활성화를 위한 주요 카드를 소진한 상황에서 알뜰폰을 `제4 이동통신`처럼 키우겠다는 의도가 깔렸다.

전파사용료 감면 기한 연장 등 정부 정책에 부응하듯 알뜰폰 사업자가 기본료 없는 제로(0) 요금제를 비롯해 이통사 요금 절반 수준의 반값 요금제 등 참신한 요금을 파격으로 잇따라 선보이며 가계 통신비 절감 효자로 자리매김했다. 새해에도 이 기조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휴대폰 다단계는 연중 이슈였다. 전자신문의 집중 문제 제기에 20대 국회 첫 국정감사에서도 줄곧 논란의 중심에 섰다. 결국 주요 업체 최고경영자(CEO)가 국감장에 나와 “휴대폰 다단계 중단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선언하기에 이르렀다. 1월 재계약을 앞둬 정말로 다단계 영업을 중단할 지가 관심이다.

사물인터넷(IoT) 투자가 본격화된 첫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SK텔레콤은 지난 7월 로라(RoLa) 전국망 구축을 완료했다. KT와 LG유플러스는 새해 1분기에 NB-IoT를 상용화한다.

차세대 이동통신 기술인 5G 선점 행보도 한층 빨라졌다.

SK텔레콤은 AT&T, 도이치텔레콤, 에릭슨 등 15개 글로벌 통신사·장비사로 구성된 `5G 글로벌 협력체`에 참여, 5G 기술 표준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KT는 `5G-SIG 규격`을 발표하고,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시범 서비스 계획을 공개했다.

통신장비는 혹독한 한 해를 보냈다. 지난해보다 줄어든 통신사의 설비 투자로 일부 업체를 제외하면 매출과 영업이익이 감소했다. 하반기에 설비 투자가 집행되면서 상황이 개선되는 분위기이지만 전년 대비 뚜렷한 성과는 보지 못하고 있다.

해외 시장에서 숨통을 텄다. 유럽, 동남아시아, 인도가 대표 시장이다. 스위치·라우터 시장에서는 다산네트웍스 등이 유럽과 인도의 대규모 인프라 사업에 뛰어들면서 활로를 모색했다. 다산은 미국 존테크놀로지를 인수하며 나스닥 시장에 진입했다. 미국 통신 시장의 성과가 기대되는 대목이다. 전송장비 업계에서는 코위버가 KT와 미얀마에 장비를 수출하는 성과를 거뒀다.

중국 화웨이의 약진도 빼놓을 수 없는 이슈다. 차세대 네트워크로 불리는 패킷광전송네트워크(POTN), 소프트웨어정의네트워크(SDN) 등 기술로 신규 사업을 잇달아 수주하면서 두각을 나타냈다. 평창 동계올림픽 공식 네트워크 장비 후원사로 선정되면서 국내 입지를 견고히 하고 있다.

통신장비 관계자는 “화웨이의 성장이 무서울 정도로 빠르다”면서 “가격 경쟁력과 기술력을 앞세워 영역을 가리지 않고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김용주 통신방송 전문기자 kyj@etnews.com,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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