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 발전기 괜히 달았나…누진제 개편에 전기료 절감 혜택 뚝

전기료 누진제 개편에 따라 태양광을 설치한 가정의 전기요금 절감 혜택이 오히려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의 누진제 폭탄을 피하기 위해 목돈을 들여 태양광발전설비를 설치했지만 제도가 바뀌면서 예전만한 전기료 절감 효과는 기대할 수 없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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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붕에 설치된 태양광발전설비.

13일 본지가 태양광 설치 가정의 예상 전기료를 누진제 확정 개편안에 적용한 결과 이전보다 전기료 절감 혜택이 최소 30%에서 최대 65%까지 줄었다. 산출 기준은 월 500㎾h, 700㎾h 전력을 소비하는 주택에 3㎾급 태양광 발전기를 달았을 때를 가정했다.

누진제 개편 이전에는 월 500㎾h, 700㎾h를 쓰는 가구의 전기료 절감액이 각각 9만원 및 20만원에 달했다. 그러나 이번 누진제 개편으로 같은 사용량일 때 전기료 절감액이 7만원, 8만원 수준으로 대폭 줄어든다. 가정에 200만원 이상 목돈을 부담, 태양광발전설비를 설치했지만 전기요금 절감 효과는 오히려 줄어들게 된 셈이다.

지금까지는 전기를 많이 소비하는 주택일수록 태양광발전설비 설치 혜택이 늘어나는 구조였다. 그러나 앞으로는 월 전력소비량이 500㎾h 정도를 넘어서면 전력을 많이 사용하더라도 전기요금 절감액은 비슷한 수준에 머문다.

주택용 태양광발전기는 이른바 `폭탄`으로 불리는 과잉 요금 징수를 피하기 위한 수단으로 효과가 있었지만 그 부분을 없애는 보급 동기 부여가 확연히 줄어들게 된다. 실제 절감 효과가 거의 없는 일반 가정에서도 일부러 목돈을 들여 태양광 발전기 설치를 할 이유가 사라지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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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광대여사업으로 설치한 발전설비.

더욱이 전기료 절감액으로 대여료를 충당하는 `태양광 대여 사업`은 전면 손질이 불가피해졌다. 정부가 누진제 개편 영향을 상쇄하기 위해 대여사업자의 실적에 따라 제공하는 `신재생에너지 포인트(REP)` 가격을 인상할 계획이라지만 줄어든 전기요금 절감액을 모두 채울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태양광대여사업 참여 업체 관계자는 “전기요금 누진제 개편에 따라 태양광 대여 사업 포트폴리오를 완전히 새로 짜야 할 판”이라면서 “전기요금 절감 효과가 줄어든 만큼 투자비 회수 기간이 늘어나 사업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누진제 개편으로 태양광발전설비를 이미 설치한 주택에는 전기요금을 일부 할인해 주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면서 “정부 정책에 맞춰 태양광발전설비를 설치한 주택에 오히려 손해가 발생하는 것을 최소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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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주택에 설치된 태양광발전설비.

산업부와 한국전력공사는 이날 가정용 전기료 3개 개편안 가운데 제1·2안을 절충한 3안을 전기위원회에 제안, 최종 인가를 받았다고 밝혔다. 2004년 이후 12년 동안 이어져 온 6단계 최고 11.7배 누진제가 3단계 3배수로 완화됐다.

최고 단계 요율은 ㎾h당 709.5원에서 280.6원으로 줄어들어 동·하절기 냉·난방기 가동에 따른 전기요금 부담을 낮췄다. 변경된 구간에 따라 기존의 누진제에 비해 별다른 혜택을 못 받는 고객은 있지만 요금 부담이 증가하는 가구는 없다. 연평균으로는 11.6%, 동하절기에는 14.9%의 전기요금 인하 효과가 예상된다.


3㎾ 태양광발전설비 설치 주택 누진제 개편 전후 절감액 비교

*3㎾ 태양광발전설비 하루 3.3시간 발전 기준.

*태양광발전설비 자부담금 200만원을 20년으로 분할해 월 전기요금에 8333원 반영.

태양광 발전기 괜히 달았나…누진제 개편에 전기료 절감 혜택 뚝

함봉균 에너지/환경 전문기자 hbkon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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