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人사이트]강천구 영앤진회계법인 부회장 “자원개발 버려선 안될 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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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원개발 사업에서 공기업 역할을 축소하면 민간기업 투자까지 위축되는 역효과가 발생합니다. 과거 부실은 반드시 청산해야 하지만 무조건 제재하는 것은 국가 자원전략에 심각한 악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강천구 영앤진회계법인 부회장은 정부 자원개발 정책에서 공기업 역할 축소 기조가 계속되는 흐름에 우려를 감추지 않았다. 2011년부터 불거진 자원개발 관련 부실 투자 논란으로 사업을 주도한 공기업은 신규투자를 중단했고 보유자산 매각 절차를 밟고 있다. 정부는 공기업 역할은 최소화하고 민간 주도형 사업구조로 물길을 돌려놓았다.

강 부회장은 이를 “한국 자원개발 현주소를 외면한 정책”이라고 꼬집었다. 우리나라 자원개발 시장은 아프리카, 남미, 동남아국가에 집중해 있다. 선진국이나 글로벌 기업이 선점한 지역에 비해 아직 개발 손길이 덜 미친 곳이다.

강 부회장은 “이들 국가는 정부가 자원개발권을 쥐고 있어 민간 기업이 단독으로 진출하기 쉽지 않은 특성을 갖고 있다”며 “자원개발 사업에서 가장 중요한 신뢰관계를 구축하기 위해 정부와 공기업이 앞장서고 민간기업이 투자하는 방식으로 가야한다”고 강조했다.

한국형 자원개발 밸류체인 구축이 필요하다고도 역설했다. 그에 따르면 우리나라 공기업은 수십년간 탐사·개발 등 자원개발 초기부문 역량을 축적해왔다. 이중 2000년대 후반 구축한 두터운 해외인적네트워크는 가장 큰 자산이다.

강 부회장은 “사업 기간이 길고 리스크가 큰 초기부문 사업을 공기업이 주도하고 민간이 생산, 가공을 맡는 구조가 바람직하다”며 “자원개발 역사가 길지 않은 우리나라 현실에서 가장 적합한 사업 모델”이라고 설명했다.

유연탄, 우라늄, 철, 동 등 6대 전략광물 확보에 있어서는 되레 정부역할을 줄여야한다는 다소 파격적 제안도 내놨다.

강 부회장은 “6대 전략광물 수요처는 발전사, 철강기업 등 주로 대기업군으로 자급에 큰 어려움이 없다”며 “희소금속처럼 수급 안정성과 가격 변동폭이 크고 중소기업 수요가 많은 광물 확보에 정부가 더 큰 힘을 쏟는 것이 산업계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꽉막힌 북한과 자원교류도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강 부회장은 “북한과 흑연 등 일부 광물 개발 사업을 추진해왔고 유연탄, 희소금속 등 고부가 광물 공동개발 가능성도 있다”며 “정권 마다 대북 정책 기조가 다르지만 자원분야 협력은 꾸준히 이어간다면 향후 양질의 자원을 가까운 거리에서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강 부회장은 “최근 유연탄, 철광석 가격이 급등하는것 처럼 자원가격은 큰 사이클에 따라 움직인다”며 “앞으로 원자재 가격이 제자리를 찾으면 자원개발 역사에서 잃어버린 지난 수년이 우리 경제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는 만큼 중요성과 필요성을 간과해선 안된다”고 말했다.

강천구 부회장은 한국광물공사 개발지원본부장, 미래에너지자원연구소 부회장 등을 지낸 자원개발 전문가다. 현재 영앤진회계법인에서 자원개발 인수합병 자문을 맡고 있다.


최호 전기전력 전문기자 snoop@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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