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액제 대장` 엔씨, `블소` 14일 부분유료로 전환...국내 첫 사례

엔씨소프트가 자사 대규모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블레이드앤소울`을 부분유료화 게임으로 전환한다. 한국 게임업계를 대표하는 엔씨소프트가 국내 서비스 중인 MMORPG를 무료(기본 플레이)로 제공하는 것은 처음이다.

엔씨소프트는 14일부터 대규모 업데이트 `서락:낙원`과 함께 MMORPG 블레이드앤소울 과금체계를 부분유료화로 바꾼다. 이달 들어 30일 기준 2만3000원짜리 정액 이용권 판매를 중지했다. 기본 플레이는 가입만 하면 즐길 수 있다. 부분유료화로 게임 내에서 쓸 수 있는 기능 아이템과 외형 치장 아이템을 판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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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레이드앤소울

블레이드앤소울은 엔씨소프트가 개발해 2012년부터 서비스한 MMORPG다. `리니지` `리니지2` `아이온` 이후 엔씨소프트가 가장 최근 제작한 MMORPG다.

올해 3분기 400억원 매출을 올리며 리니지(830억원)에 이어 두 번째로 엔씨소프트에 많은 매출을 안겼다. 올해 3분기 누적 매출이 1430억원이다. 최고 기록(2015년 1140억원)을 경신했다. 전성기를 구가 중이다.

블레이드앤소울 부분유료화 전환은 게임 수명을 늘리고 대중성 확보를 위한 포석이다.

이 게임은 4년 이상 서비스하며 고정 이용자층을 확보했다. e스포츠 콘텐츠 `비무제`는 지난해 15세 이용가(본 게임 청소년 이용불가)로 등급을 낮춰 이용자, 시청자폭을 늘렸다. 이미 확보한 이용자에 기본 플레이까지 무료로 제공하며 진입장벽을 낮춰 신규 이용자 확보가 유리해졌다. 정액제를 폐지하는 것은 기존 이용자에게 혜택이다. PC방 사업주에게 따로 과금 하는 블레이드앤소울 가맹 PC방 대상 요금제도 곧 개편한다.

해외에서는 이미 부분유료로 서비스 중이다. 중장기적으로 통합 서비스를 염두에 두고 한국도 개편 작업에 들어갔다는 분석이 나온다.

3분기 기준 블레이드앤소울 매출 비중은 국내 43%, 해외 57%다. 부분유료화 도입 지역 매출이 적지 않다.

윤진원 엔씨소프트 홍보실장은 “이용자들이 게임을 더 편리하게 즐길 수 있는 방향으로 개선해 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정액제 MMORPG를 고집해왔던 엔씨소프트가 요금제에 변화를 꾀하며 한국 온라인게임 과금 방식은 더 다양해질 전망이다. 네오위즈게임즈는 올해 초 출시한 MMORPG `블레스`에서 정액제와 아이템 판매를 섞은 요금제를 선보였다. 이용자가 매달 일정 금액을 결제하면 그에 해당하는 혜택을 주는 방식이다. 모바일게임에서 유행하는 프리미엄 상품을 차용했다.

엔씨소프트와 스마일게이트는 내년 출시를 목표로 한 MMORPG `리니지 이터널`과 `로스트아크`에서 각각 정액제와 부분유료화를 중심으로 한 다양한 요금제를 설계 중이다.

게임사 관계자는 “온라인게임 시장이 몇 개 대작으로 압축되며 기대치와 리스크가 동시에 커졌다”면서 “이용자 요구를 보다 적극적으로 반영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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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레이드앤소울 토너먼트가 열린 해운대에 8월 13, 14일 1만여명 게임 팬들이 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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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시소 게임 전문기자 sis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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