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 나흘간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2016 대한민국지식재산대전`이 열렸다. 대한민국발명특허대전과 서울국제발명전시회, 상표·디자인권전을 통합 개최한 행사로 국내 최대 규모다. 행사 첫날 대한민국발명특허대전을 찾은 특허청 청소년 발명기자단 소속 이경록 기자(인창고2)의 참관기를 소개한다.[편집자주]
특허청 청소년 발명기자단 일원으로 1일 `2016 대한민국 지식재산대전`에 다녀왔다. 발명가 꿈을 키워온 내게 한국발명진흥회가 주관하는 지식재산대전 참관은 연례행사다. 발명특허대전, 상표·디자인권전, 서울국제발명전시회가 함께 열리는 행사여서 번뜩이는 아이디어와 첨단기술, 창조적인 디자인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다는 기대감을 안고 코엑스로 향했다.
전시관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거대한 로봇팔이 장착된 트랙터 위용에 압도됐다. 다양한 농기계의 여러 기능을 `올인원`(All-in-one)으로 결합한 제품이었다. `더하라`는 발명십계명 1계율에 충실한 작품이었다.
`119 비상소화전`은 발명동기부터 결과물까지 가장 인상 깊은 발명품이다. 전남 영암소방서가 출품한 이 소화전은 농어촌 지역 소방 업무 한계에서 착안됐다. 인구밀도가 낮고 도로가 좁아 화재가 발생하면 먼 거리의 소방차가 도착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리고 좁은 도로 진입이 어렵기 때문에 화재 진압의 골든타임을 놓치기 쉽다고 한다.
해결책을 궁리하던 영암소방서는 기존 소방차의 핵심 기능만 선별했다. 주요 기능은 유지하면서 부품 부피를 최소화해 소화전에 압축적으로 담았다. 근거리 이동이 가능하도록 바퀴를 장착해 화재 발생 시 농어촌 주민이 자체적으로 초기 진화에 나설 수 있다. 간이 소방차에 가까운 이 발명품이 전국에 보급된다면 화재 사고 피해를 최소화하는데 크게 기여할 것이라 생각했다.
전시관에는 드론, 웨어러블 로봇 등 빛나는 하이테크 기술이 대거 자리했다. 하지만 호기심을 끄는 것은 오히려 생활 속 사소한 불편을 개선한 발명품이었다. 높이와 길이를 자유롭게 조절하는 멀티행거, 접이식 팔걸이와 등받이를 구비한 의자 등은 공간 활용도가 돋보였다. 또 공중화장실의 회전식 일회용 변기 커버와 유사한 원리로 만들어 시트 교체가 쉬운 침대, 변기 덮개와 배수밸브에 자석을 부착해 덮개를 닫으면 자동으로 물이 내려가는 변기 등은 간단한 작동으로 위생적인 생활에 기여한다는 측면에서 아이디어가 빛났다.
이번 지식재산대전에는 `크라우드 펀딩관`이 신설됐다. 누구나 온라인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으로 수상작 중 사업성이 큰 발명품 7종에 직접 투자할 수 있다. 아이디어가 단순히 발명에 그치지 않고, 사업화에 성공해 진정한 `지식재산`으로 거듭나도록 돕는다. 설명회장에서 열린 강연에서는 크라우드 펀딩이 공익 캠페인으로 발전한 사례도 접했다. 십시일반의 힘이 경제적 가치뿐만 아니라 공익·문화적 가치까지 생산하는 것이 놀라웠다.
전시회를 취재하면서 여러 관람객, 출품자와 인터뷰를 나눴다. 한 창업가가 청소년 발명가를 향해 남긴 “머릿속으로만 생각하지 말고 발을 먼저 내밀어라”라는 말씀이 유독 기억난다. “무슨 일이든 생각만 하다가 끝나는 경우가 다반사인데, 일단 도전해보고 직접 경험해야 배움을 얻는다”고 덧붙이셨다. 특허는 발명가의 목표가 아니라 자신의 아이디어를 세상에 쓰이도록 만드는 수단이 돼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디어가 번뜩이는 발명품과 여러 사연을 접하고 나니 청소년 발명가, 또 발명기자로서 책임감이 느껴진다. 실천하는 발명가로 가득한 현장에서 창조 정신을 배우고 돌아온 경험은 앞으로의 도전에 든든한 밑거름이 되리라 믿는다.
※상세 내용은 IP노믹스 홈페이지(www.ipnomics.co.kr )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경록 특허청 청소년 발명기자단 기자(인창고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