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문회 다음날 삼성사장단 `묵묵부답`, `기업할 재미 없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국정조사 청문회에서 `집중포화`를 맞은 다음날 삼성 사장단 분위기는 침울했다. 삼성 사장단은 평소보다 빠른 걸음으로 기자들을 지나쳤고 청문회 관련 질문에는 대부분 말을 아꼈다.

7일 서울 서초구 삼성 서초사옥에서 열린 삼성수요사장단 회의에 참석한 계열사 수장들은 굳은 표정으로 청문회 소감을 밝혔다.

박중흠 삼성엔지니어링 사장은 청문회를 봤냐는 질문에 “기업할 재미가 없다”면서 “어제 기업하는 사람들에게 혼만 내 (사장단회의 분위기는)숙연했다”고 말했다.

기업 총수가 모인 청문회장이 대부분 면박주기나, 윽박지르기 등 인신공격성 질문이 주를 이뤘다는 평가에 대한 대답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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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문회에 참석한 김종중 미래전략실 전략팀장은 삼성측 입장을 충분히 전달했느냐는 질문에 “어제 나는 말한것이 없다”고 짧게 답하며 로비를 빠져나갔다.

다른 사장 대부분도 말을 아꼈다.

김현석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사장은 “(청문회를) 뉴스로 봤다”면서 “(청문회 소감은) 자신이 할 말은 아닌것 같다”고 했다.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 박학규 삼성 미래전략실 경영진단팀장(부사장)과 김기남 삼성전자 반도체총괄 겸 시스템LSI 사업부장(사장)은 `미래전략실 해체에 대한 반응`과 `전일 청문회를 보았는지`에 대한 질문에 아무 말 없이 지나갔다.

미래전략실 해체도 많은 관심을 받았다. 미전실은 이 부회장의 해체 발언을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준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커뮤니케이션팀장(부사장)은 “미전실 해체가 예정된 것인가”라는 질문에 “아니다”라면서 “나중에 구체적으로 설명을 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이재용 부회장은 6일 열린 국정조사 청문회에서 “청문회를 통해 미전실에 대한 부정적 시선이 많다는 것을 느꼈다”면서 “미래전략실을 해체하겠다”고 말한바 있다.

미전실은 그룹 경영 전반을 총괄하는 조직이다. 1959년 5월 고 이병철 선대회장 지시로 만들어진 비서실이 뿌리가 됐으며 이건희 회장 시대에 구조조정본부, 전략기획실을 거쳐 현재 미전실 모습을 갖췄다.


정영일기자 jung01@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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