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이 음악 산업 지형도 바꾸고 있다. 신인 발굴과 작곡에도 AI가 활용되는 등 `로봇 음악산업`이 부상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세계 음악 산업계가 AI와 데이터 분석 기술을 빠른 속도로 적용함에 따라 음악 산업에서 로봇 역할이 확대되고 있다. FT는 “많은 음악가가 로봇 기술을 자기 노래에 적용하기 원하지 않는다. 하지만 산업계는 데이터 분석과 AI를 빠르게 수용하고 있다”면서 “다변화하는 청취자 요구에 맞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AI를 활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금까지 음악 업계는 변화를 수용하는데 적극적이지 않았다. 하지만 불법 복제와 음악 공유 확산에 따른 붕괴 위협을 극복하기 위해 AI 사용을 확대하고 있다. 이용자가 듣는 곡 목록을 수집해 유사한 노래를 듣는 다른 이용자 데이터와 비교, 새로운 노래나 아티스트를 추천하는데도 AI가 사용된다. FT는 “애플 뮤직이 여전히 인간 추천자를 재생 목록 서비스에 사용하는데 반해 스포티파이는 새로운 `로봇 추천 서비스`를 두 배로 늘려 구독자를 다른 곡으로 유도한다”고 설명했다.
AI 활용은 추천 서비스 한계를 극복하는데도 도움이 된다. 기존 추천 기능은 동일한 음악가와 노래를 반복해 제안하거나 청취자 기분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이용자 불평이 제기됐다. 하지만 AI를 활용하면 청취자 위치와 기분, 날씨 등 스마트폰이 제공하는 지능형 정보와 결합한 추천 엔진 구축이 가능, 서비스를 고도화할 수 있다. 이용자가 공항에서 지루해 하거나 도서관에서 공부하거나 해변에서 일광욕 하는지를 AI가 파악, 이에 맞는 음악을 제공할 수도 있다.
추천에 머물던 음악 업계의 AI 활용은 점차 확대될 전망이다. 음반사는 소비자와 소통하는 메신저 프로그램 `챗봇`을 활용해 새로운 앨범을 홍보하기 시작했다. 이미 `로비 윌리엄스 (Robbie Williams)` 등 유명 팝 가수가 팬 질문에 답하고 온라인 상점 구매를 촉진하기 위해 챗봇 서비스를 이용한다. AI를 활용해 새로운 아티스트를 발굴하는 기회도 확대된다. 영국 레이블 `인스트러멘탈(Instrumental)`이 유튜브 데이터를 분석해 신인 발굴에 활용하고 있다.
로봇은 작곡까지 역할을 확대 중이다. 이미 AI를 활용한 작곡이 추진 중이다. 구글은 예술 창작 AI 개발 사업 `마젠타 프로젝트`를 공개했다. 기계학습(머신러닝)으로 제작한 80초 분량 피아노곡을 발표했다. 영국 스타트업 주크덱(Jukedeck)도 인공 지능을 사용해 50만곡 오리지널 음악을 만들었다. 사용료를 지불하기보다 새롭고 신선한 곡을 원하는 회사와 비디오 제작자를 겨냥했다.
AI가 창작자에게 더 빠르고 우수한 창작물을 만들기 위한 도구가 될지 주목된다. 하지만 AI가 인간의 창의성을 요구하는 예술 창작 영역까지 진출하면 인간 창작자가 설 자리를 잃고 `영혼 없는` 음악을 듣게 될 것이라는 두려움도 일각에서 제기한다. 에드 렉스(Ed Rex) 주크덱 공동설립자는 “AI가 인간 작곡가를 죽이지 않을 것”이라면서 “더 많은 음악가가 AI 알고리즘을 사용해 작곡 작업을 향상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오대석기자 od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