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영삼 테라텍 대표는 화이트 박스 서버 1세대다. 화이트 박스는 조립 PC처럼 사용자에 최적화된 서버다.
공 대표는 “1990년대만 해도 화이트박스 서버는 없었다”면서 “IBM이나 HP 등 글로벌 기업이 대부분 차지했다”고 회상했다. 화이트 박스는 PC사업 위주였던 테라텍의 새로운 돌파구였다.
공 대표는 사업 초기 온라인 마케팅에 주력했다. 서버에 첫 접근하면서 오프라인 영업에 뛰어드는 게 어렵다고 판단했다. 첫 단계는 홈페이지 재단장이었다. 화이트 박스 서버를 홈페이지에 상세하게 소개했다. 서버 정보를 공개하고 인텔 관련 기술 트렌드도 적었다. 쇼핑몰도 같이 운영했다. 작은 업체에 맞는 전략을 세운 것이다.
그의 판단은 옳았다. 테라텍은 화이트 박스 서버를 기반으로 꾸준히 성장해왔다. 올해 20주년을 맞았다.
테라텍은 미래 먹을거리도 찾고 있다. 대표 성장동력은 오픈컴퓨트프로젝트(OCP)다. 기존 서버와 스토리지만으로는 기업 성장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했다.
OCP는 2011년 페이스북 주도로 설립된 비영리재단이다. 참여 기업이·기관끼리 아이디어와 기술을 공유해 데이터센터 운영 비용을 절감하는 게 목표다. 기존 서버 랙과 달리 내부 가로 길이가 19인치에서 21인치로 커졌다. 가로 길이를 2인치 늘린 결과, 두 개 오픈 유닛(OU)에 서버를 3대까지 탑재할 수 있다. 지금까지 보드 넓이 제약으로 2대만 가능했다.
공 대표는 국내 최초로 위윈(Wiwynn) 서버와 스토리지를 도입, OCP 기준에 맞게 구성했다. 이미 대기업 두 곳에 설치해 테스트 중이다. 위윈은 OCP 인증 제품으로, 페이스북 데이터센터에도 납품됐다.
공 대표는 “위윈 서버와 스토리지는 OCP에 최적화된 제품으로 빅데이터, 클라우드 인프라 분야에 적합하다”면서 “국내 데이터센터 흐름을 OCP로 돌리기 위해 기업 시장 공략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테라텍 OCP 경쟁력은 서버 관련 기술력과 경험, 노하우다. 일반 서버나 스토리지 공급 업체와 달리 자체 기술연구소도 보유했다. 연구소장을 비롯해 20년 이상 경력을 가진 전문가가 두 명이다. 나머지 연구인력도 대부분 경력 10년이 넘었다. 엔지니어만 15명이다. 하드웨어를 부품별로 깊이 아는 전문가가 직접 설계한다.
공 대표는 모든 절차와 노하우를 문서로 보존토록 했다. 지난 20년간 기술력과 노하우를 유지해온 비결이다.
그는 “테라텍은 단순 하드웨어만 공급하지 않고 컨설팅과 최적화 지원을 병행한다”면서 “어느 기업보다 고객 요구에 빠르게 대응한다”고 말했다.
유창선 성장기업부(구로/성수/인천) 기자 yud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