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 세탁기` `고졸신화` 주인공인 조성진 LG전자 사장이 부회장으로 승진, LG전자 단독 최고경영자(CEO) 자리에 올랐다.
LG그룹은 구본무 회장의 그룹 경영 총괄 체제를 유지하면서 구본준 ㈜LG 부회장 역할을 확대하는 정기인사를 단행했다. 구본무 회장 장남인 구광모 ㈜LG 상무는 승진이나 보직 이동 없이 직위를 유지했다.
LG그룹과 LG전자 등 주요 계열사는 1일 이사회를 열고 2017년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가장 큰 변화는 LG전자의 조성진 부회장 단독 CEO 체제 전환이다. 조 신임 부회장은 1976년 입사, 2012년 사장 자리에 올랐다. 2015년 홈어플라이언스&에어솔루션(H&A) 사업본부장에 부임한 후 세탁기 1등 DNA의 타 가전 사업 이식에 성공, 올해 역대 최대 성과를 창출한 공로를 평가받았다.
조 신임 부회장은 초프리미엄 브랜드 `LG 시그니처`와 프리미엄 빌트인 `시그니처 키친스위트`의 시장 안착에 성공, 브랜드 위상도 한층 격상시켰다. 또 사물인터넷(IoT), 로봇 등 미래 사업 모델 기반도 확고히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LG전자는 조 신임 부회장 단독 CEO 체제를 통해 의사결정 속도를 높이고 사업 추진력도 한층 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LG전자 주력 사업본부장들은 모두 재신임을 받았다. 조준호 LG전자 모바일커뮤니케이션(MC) 사업본부장, 이우종 자동차부품(VC) 사업본부장, 권봉석 홈엔터테인먼트(HE) 사업본부장, 최상규 한국영업본부장은 유임됐다.
그룹 전체로는 큰 변화보다 안정을 택했다. 불확실한 경영 환경 속에서의 위기 돌파와 지속 성장을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구본무 회장은 지주회사 ㈜LG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을 유지한다. 회장으로서 중요 사업 포트폴리오 관리와 최고경영진 인사 등 큰 틀에서 의사결정과 주요 경영 사안을 챙긴다.
구본준 ㈜LG 부회장의 역할은 한층 강화했다. 기존의 `신성장사업추진단장` 역할은 물론 주력사업의 경쟁력과 수익성 제고 등 사업 전반을 살피는 역할을 맡는다. 전략보고회 등 그룹 핵심 경영회의체도 주관한다.
구 부회장의 역할 확대는 어려운 경영 환경 속에서 자회사들이 사업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변화와 혁신 추진 지원 및 가속화를 위한 것이다. LG그룹 측은 자동차부품과 에너지솔루션 등 신성장 사업 분야에서 사업 적극 전개와 효율 높은 성과 창출을 위해 LG전자, LG디스플레이, LG상사 등 주력 계열사 CEO를 역임한 구 부회장의 경험과 추진력 지원이 필요하다는 구 회장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구 회장의 장남인 구광모 ㈜LG 상무는 승진과 자리 이동 없이 현 직위를 그대로 유지한다.
업계는 그룹 경영 승계 과정에서 구 부회장이 역할을 확대해 경영을 이어받고, 구광모 상무가 좀 더 경영 역량을 쌓은 뒤 이어받는 형태로 가기 위한 단계로 관측했다.
구 회장과 하현회 사장의 지주회사 ㈜LG 각자 대표이사 체제에는 변화가 없다. 구본준 부회장은 LG전자 이사회 의장과 LG화학 등기이사를 계속 맡는다.
권건호 전자산업 전문기자 wingh1@etnews.com, 정영일기자 jung0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