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드 인 코리아` 장비, 차세대 OLED 시장서 `훨훨`

국산 플렉시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용 열처리 장비가 세계 시장을 빠르게 장악하고 있다. 과거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장비 시장에서 미국이나 일본 기업이 선도하던 것과 달리 한국이 주도하는 양상이 펼쳐지고 있다. 내년 중국이 플렉시블 OLED 설비를 증설하고 일본이 본격적으로 투자에 나서면 시장 장악 규모는 더 커질 전망이다. 일본도 열처리 장비 시장 진출을 모색하고 있지만 이미 시장 1·2위 기업을 선점한 국산 장비 기술을 빠르게 따라잡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비아트론과 테라세미콘은 지난해와 올해에 걸쳐 세계 디스플레이 기업이 발주한 플렉시블 OLED와 액정표시장치(LCD) 공정용 열처리 장비 대부분을 수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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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열처리 장비 분야 중 최근 가장 수요가 많은 분야는 450도 이상 고온과 300도 미만 저온 사이에 위치한 300~450도 영역의 중온대 온도를 처리할 수 있는 분야다. 플렉시블 OLED에 사용하는 폴리이미드(PI) 기판을 제작하기 위해 PI 용액을 고온으로 경화(Curing)하는 PIC 장비 수요가 급증했다.

PIC 장비는 아몰퍼스실리콘 LCD를 옥사이드(산화물)로 전환할 때도 필요한 열처리 장비다. OLED와 LCD 설비 투자시 모두 사용한다.

PIC 장비 시장은 국내 기업인 비아트론과 테라세미콘, 일본의 야크덴코(YAC DENKO)와 고요써모시스템즈(KOYO)가 제품을 공급한다. 모두 다양한 열처리 장비를 보유했지만 PIC 장비는 비아트론과 테라세미콘이 세계시장을 독식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일본 고요가 올해 중국 BOE 6세대 OLED 라인에 장비를 일부 공급한 것으로 안다”며 “이를 제외하면 PIC 장비 시장을 한국기업 두 곳이 장악했다”고 전했다.

실제로 비아트론과 테라세미콘은 국내외 OLED 설비 투자와 LCD 전환 투자에 힘입어 실적이 급등했다.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는 물론 중국 BOE, 차이나스타(CSOT), 티안마, 대만 AUO와 이노룩스 등 주요 패널 기업에 장비를 납품한 결과다.

비아트론 2015년 실적은 전년보다 32.8% 증가한 451억원 매출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8억원에서 83억원으로 10배 이상 늘었다. 증권가는 올해 매출이 800억원, 영업이익은 170억원대 안팎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테라세미콘 실적도 고공 행진 중이다. 2014년 716억원에서 2015년 1067억원으로 성장했고 올해는 1500억원대를 기록할 것으로 추정된다. 영업이익은 2014년과 2015년 40억원대를 유지했으나 올해 300억원대를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는 내년에도 국내와 중국을 중심으로 플렉시블 OLED 투자가 활발하고 기존 LCD 설비를 OLED로 전환하는 움직임이 활발해 PIC 장비 수요가 상당할 것으로 내다봤다. 일본 기업들이 시장 진출을 꾀하고 있지만 이미 세계 OLED 시장에서 가장 앞선 경험을 갖춘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에 장비를 대량 납품해 좋은 성과를 거둔 만큼 선두주자를 추격하기 쉽지 않을 것으로 업계는 예상했다.

한 관계자는 “디스플레이 장비는 미국과 일본이 핵심 분야를 장악했지만 한국 패널 제조사들이 새롭게 OLED 시장 선두로 나서면서 이들과 긴밀히 협업한 국내 장비사들이 세계 시장에서도 좋은 성과를 냈다”며 “해외 경쟁사가 따라오기 힘든 독보적 기술과 현장 경험이 큰 자산이 된 것”이라고 말했다.


배옥진 디스플레이 전문기자 witho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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