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소병원 생존방안을 묻다]<1>서동원 바른세상병원장 "전문병원 난립, 진정성으로 돌파구 마련"

우리나라 국민 10명 중 1.5명은 감기만 걸려도 종합병원을 찾는다. 수도권 상급종합병원에는 하루에도 최다 1만명에 달하는 환자가 전국에서 몰려든다. 대형병원에 밀린 지역 중소병원 위기가 심각하다. 정부의 `대형병원 쏠림 억제정책`에만 기댈 수 없다. 지역 강소병원이 움직이기 시작됐다. 경영자 마인드를 갖춘 젊은 원장을 중심으로 서비스 혁신,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한 비즈니스 체계 재구축, 해외 진출을 검토한다. 전자신문은 강소병원을 찾아 생존방안을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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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세상병원 전경

“정부 인증을 받지 않은 `나쁜` 전문병원이 난립합니다. 전문성, 진정성, 투명성을 갖춘 `착한` 전문병원이 우리의 생존방안입니다.”

전문병원 전성시대다. 척추·관절, 시력교정, 심장질환 등 특정 진료과목에 특화된 의원이 `전문병원` 간판을 달고 환자를 맞는다. 대부분 정부가 인증한 전문병원이 아니다. 바른세상병원은 보건복지부로부터 관절 전문병원 인증을 획득했다. 성남 분당 지역에서 유일하다. 서동원 바른세상병원장은 전문병원이 난립하면서 환자 혼란은 물론 불합리한 진료행위가 끊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서 원장은 “서울 동남, 경기도 이남에서 관절전문 병원은 우리가 유일하다”면서 “정부 인증을 받지 않은 병원이 `전문` 간판을 달고 비싼 진료비를 받으면서 진짜 전문병원이 피해를 받는다”고 비판했다.

바른세상병원은 대형병원에 이어 무분별한 광고와 단기 입소문에 의존한 가짜 전문병원 틈새에서 고전 중이다. 환자도 결국에는 진료 수준, 도덕적 해이 등을 경험하며 진짜 전문병원을 찾겠지만 마냥 기다릴 수는 없다.

2004년 개원한 바른세상병원은 의료진 1명, 직원 7명으로 시작해 현재 의료진 20여명, 직원만 250명이 넘는다. 척추·관절 분야에서 국내는 물론 일본 등 해외에서도 첨단 의료기법을 배우러 찾아온다. 관련 분야 전문병원으로 자리를 잡았지만 상향평준화된 의료기술만으로 환자를 유치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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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동원 바른세상병원 원장

진정성에 기반을 둔 환자 감동을 목표로 내세웠다. 병상마다 제공된 TV, 무료 발렛 파킹과 영상 판독 등 환자 편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최소한의 진료비, 최대한의 환자 서비스를 구현한다. 최근 병원마다 실시하는 간호·간병 통합서비스도 2013년부터 무료 간병인 서비스를 제공하며 한 발 앞서나갔다.

서 원장은 “다인실에서 발생하는 TV 시청 불만을 해소하려 국내 최초로 모든 병상에 1인 1TV 시스템을 구축했고, 병원을 찾는 모든 환자에게 무료로 주차대행 서비스를 제공한다”면서 “타 병원에서 촬영한 X레이, MRI, CT 등을 병원 홈페이지에 올리면 무료로 전문의가 해독해 주는 서비스도 운영 중”이라고 말했다.

병원을 찾는 환자가 느끼는 불편이 무엇인지 고민한 결과다. 사소한 서비스에 환자는 감동했고 병원에 대한 신뢰감으로 이어졌다. 대형병원과 차별화 요인으로 작용한다.

진료 프로세스와 경영혁신을 위한 변신을 시도한다. ICT 기반 표준 진료 프로세스 구축이 대표적이다. 바른세상병원은 축적한 진료정보와 의사 전원이 참석한 의학적 지식을 토대로 빅데이터 기반 알고리즘을 개발 중이다. 환자 질환을 분석해 자동화된 진료 과정을 제시한다. 의료사고·과잉진료를 막고 주치의마다 다른 치료법을 표준화해 환자 불만을 줄인다. 병원 안내 애플리케이션과 연동해 환자는 질환만 입력하면 예상 병명, 예약일정, 적합한 의사까지 안내한다. 진료 시간 단축은 물론 병원 경영 효율성까지 달성한다.

서 원장은 “척추, 관절은 값비싼 검사과정과 민감한 수술까지 이어져 자칫 과잉진료 논란에 휩싸이기 쉽다”면서 “자체 개발한 EMR(전자의무기록) 데이터를 분석하고 전문의가 참석해 표준 진료 프로세스를 개발해 신뢰성과 효율성을 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병원은 특정분야에 전문성을 갖출 수 있지만 질병 원인, 환자 체질 등 다양한 변수가 존재한 현대의학에는 위험요소가 크다.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질병 원인을 탐구할 협진이 중요하다. 척추, 관절질환자 상당수가 고령·비만질환자인 것을 감안, 협진 시스템을 구축한다. 중소 전문병원 생존방안도 여기에 있다.

그는 “미래 전문병원은 특정 진료과만 존재하는 게 아니라 질병 원인과 환자 생활습관을 탐구할 전문가 연합체”라면서 “척추, 관절센터 외에 고령화·각종 대사질환을 연구할 의료진을 확보한 것 역시 우리 병원 경쟁력”이라고 말했다.


정용철 의료/SW 전문기자 jungyc@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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