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테인&]`자연음향 공간에서의 국악관현악`, 우면당 리모델링만으로 가능한가?

기악 독주곡으로 연주되는 가야금산조, 거문고산조, 대금산조, 아쟁산조 등의 산조 연주는 느린 장단에서 빠른 장단으로 이어지면서 가슴을 파고드는 미세한 떨림과 애잔한 울림으로 많은 관객들의 찬사를 받고 있다.

감명 받은 국악 관객은 악기 하나의 연주가 아닌 관현악의 연주라면 얼마나 큰 감동을 받게 될 지 기대할 수 있다. 그런데, 국악관현악을 듣고 난 반응은 “좋기는 한데”인 경우가 많다. 좋은 것 같은데 왜 좋은지 모르겠고, 냉정히 생각하면 큰 감동을 받지 않은 것 같다. 국악을 들을 줄 모르기 때문에 이런 반응이 나온 것일까? 해답은 국악관현악이 악기 고유의 소리 자체로 전달되지 않고, 전자음향으로 변환되어 관객에게 전달된다는 점에서 찾을 수 있다.

◇ 자연음향을 바탕으로 한 국악콘서트홀, 국립국악원 우면당 구조 변경 완료

국립국악원 우면당은 자연음향을 바탕으로 한 국악콘서트홀로 구조 변경이 완료됐으며, 2017년 2월 재개관 기념 연주회를 기획중이다. 또한, 국립국악원 창작악단은 2017년 11월부터 미국 4개 지역 극장에서 국악관현악 연주 투어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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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국악원 우면당. <국립국악원 제공>

위 두 사업으로 창작악단은 기존의 국악관현악곡을 자연음향의 공간에서 연주할 경우 발생될 여러 가지의 문제에 직면해 있다. 따라서 자연음향에서의 국악관현악 작곡과 악기편성, 배치 등에 대한 구체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작곡가를 중심으로 한 토론이 활발하게 논의 중이다.

국립국악원 국악연구실과 창작악단 주최의 2016 국악포럼 `자연음향 공간에서의 국악관현악`은 지난 6월 7일 제1회 포럼을 시작으로 매달 개최하여 올해 총 7회, 내년 2월부터 10월까지 총 9회에 거쳐 진행된다. 일반인의 참관도 가능하다.

우면당 구조 변경 공사가 완료된 현재, `자연음향 공간에서의 국악관현악`에 대한 기대는 무척 높아졌다. 구조 변경 완료로 감동적인 국악관현악을 이제 들을 수 있을까?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 공연장이 아닌, 국악관현악 자체를 들여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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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국악포럼. <국립국악원 제공>

◇ 국악관현악, 전자음향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인가?

현재 국악관현악은 전자음향에 대한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다는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 전자음향의 사용이 좋은 소리를 만든다는 생각이 만연해지면서, 국악관현악은 국악 연주자의 곡이 아닌 음향 엔지니어의 곡이라고 극단적으로 말하는 사람도 있다. 전체적인 음량을 높이는 것은 큰 문제는 아닐 것으로 생각할 수도 있다. 현재 국악관현악 공연은 각 악기별로 음량을 다르게 증폭한다는 것이 연주하는 음악과 들리는 음악이 달라지는 가장 큰 이유이다.

국악기는 애초에 독주 악기로 개발됐다. 관현악을 위한 악기가 아니었고, 관현악을 위해 발전해 온 것도 아니었다. 서양악기들도 처음부터 관현악에 적합한 악기들은 아니었다. 오랜 세월을 거쳐 악기가 개량되고, 작곡 기법이 발전되고, 편성과 배치를 비롯한 공연장의 변화가 있었는데, 우리는 서양 관현악과 같은 국악관현악을 빠른 시간내에 구축하기 위하여 전자음향의 사용을 선택했고, 이 선택은 빠른 정착에는 도움이 됐지만, 현재 더 큰 발전에는 걸림돌이 된 것이다.

◇ 자연음향 공간에서 듣는 국악관현악

`자연음향 공간에서의 국악관현악` 포럼은 국악관현악의 역린 앞에서 국립국악원이 정면 돌파를 한다는 면에서 무척 큰 의의가 있다. 포럼에 일반인의 참관을 허용하고, 매 회의 포럼결과를 배포하여 공유한다. 문제점을 숨기기보다 해결책을 찾는데 초점을 맞추는 모습이 긍정적이다.

서울시오페라단 이건용 단장이 좌장을 맡아 객관성을 유지하려 하며, 류형선, 황호준, 박병오, 계성원(이상 작곡가), 이정면(이음사운드 대표), 박치완(창작악단 악장), 원영석(이화여대 교수) 등 토론자들은 실무적인 면에 초점을 맞추어 진행하고 있다. 단순히 학문적인 접근이 아닌 실질적인 접근이 실질적인 효과를 내기를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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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음향 국악관현악 연주 시연. <국립국악원 제공>

류형선 작곡가는 국립관현악이 지향해야할 방향에 대한 세부주제로 ⑴ 편성과 배치, ⑵ 연주상 발생하는 문제점(밸런스, 피치, 지휘 등), ⑶ 악기 자체의 문제점, ⑷ 작곡 기법과 오케스트레이션을 언급하며, 국악기 개량을 포함하여, 앙상블의 배음을 어떻게 풍성하게 낼 것인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국립국악원 우면당과 풍류사랑방, 서울돈화문국악당 등 자연음향 국악공연장이 탄생과 함께 점점 더 많은 공연장이 자연음향 국악공연장으로 구조 변경을 할 것이다. 마이크와 스피커가 없는 국악기 고유 전통소리에서 미세한 떨림과 울림의 감동, 국악관현악이 주는 독보적 음의 세계를 느낄 수 있는, 자연음향 공간에서 진짜 제대로 된 자연음향 국악관현악을 기대한다.

천상욱 전자신문엔터테인먼트 기자 loverich9@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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