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성숙 네이버 대표 내정자가 대표 내정 뒤 첫 공개 석상에서 네이버 향후 발전 방향으로 `기술 플랫폼`을 제시했다. 인공지능(AI), 음성인식 등 첨단 기술을 일상으로 끌어들여서 이용자, 사업 파트너 모두 손쉽게 사용하도록 대중화한다. 기술 투자와 관련해 인력을 확대하고 검색 기준과 정책을 명확하게 제시, 플랫폼의 경쟁력을 높인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 내정자는 22일 `네이버 커넥트 2017` 행사 기자간담회에서 “지난 1년 동안 서비스 중심이 아닌 플랫폼으로 변화, 네이버 안에서 성공하는 사람이 많아져야 우리도 함께 성장한다는 것을 깨달았다”면서 “앞으로 3년 동안 파트너가 필요한 도구와 데이터를 제공하는 기술 플랫폼으로 변신하는 데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네이버 플랫폼에 음성인식, AI 등 고도화된 기술을 적용, 이용자와 사업 파트너가 기술을 활용한 생활 편의 향상을 체감케 하는 데 주력한다는 것이다. 기존의 메신저 서비스에 AI를 적용해 물건을 팔 수 있게 하는 등 기업, 소상공인, 창작자 등 사업 파트너의 성장을 돕는 방식이다.
한 내정자는 “기술 플랫폼은 개별 서비스가 아닌 기술이 주도하는 플랫폼”이라면서 “네이버가 제공하는 서비스가 많지만 앞으로도 이 방식이 맞는지는 생각해 봐야 한다. 사업 파트너를 위한 지원 도구를 더 잘 만들고 연결도 민첩하게 하면 네이버도 튼튼해진다. 네이버 전체 방향성을 그런 형태로 가져가겠다”고 밝혔다.
기술 플랫폼 대표 역할로는 사용자 이해와 기술의 연결을 꼽았다. 한 대표는 “문과 출신이고 서비스를 담당한 사람이 기술 플랫폼으로 가야 할 회사 대표를 맡는다는 게 재미있다”라면서 “기술만으로는 누구나 쓰는 친숙한 도구를 만드는 것이 쉽지 않다. 사용자와 만나서 알게 되는 것을 잘 버무려서 내놓는다면 기술 중심으로 움직이는 것을 잘 도울 수 있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기술 투자와 인력은 확대한다. 앞으로 5년 동안 국내 기술·콘텐츠 분야에 5000억원을 투자한다. 지난 5년 대비 두 배 이상 늘렸다. 이 가운데 1000억원을 소상공인과 창작자를 지원, 개인이 성공하는 기술 플랫폼 역할을 강화한다.
한 내정자는 “기술 인력은 네이버 전체 직원의 60% 이상이지만 이 비율이 앞으로 더 커질 것”이라면서 “미래 기술을 위해 네이버랩스를 분사하고, 기술 투자에 1조원을 쓰겠다. 기술 인력 확보에도 적극 나서겠다”고 의욕을 내보였다.
내년에는 지금까지 만들어 온 기술을 네이버 서비스에 적용하는 데 집중한다. 다양한 추천 기술을 네이버 메인에 적용한다. 네이버 메인에서 동일한 뉴스와 생활 콘텐츠가 아니라 개인에 맞는 콘텐츠 적용을 확대한다. 어학 사전에는 파파고 통·번역 기술을 접목시키고, 댓글에는 언어 번역 기능을 넣는 등 외국어 지원을 확대한다. 음성인식과 AI 적용은 고도화한다.
한 내정자는 “메신저 톡톡은 물건을 팔아 주는 대화형 서비스가 되는 기술을 적용하는 것이 과제”라면서 “아미카를 활용, 스피커에서 쓰는 음성 지원 플랫폼을 만들고 관련 콘텐츠 확보 방안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위치 기능을 활용, 예약 기능도 속도감 있게 성장시킨다. 서울, 경기, 강원 등으로 나누어 설정해야 하는 네이버 플레이스 판은 이용자 위치를 인식, 자연스럽게 제시하는 방향으로 발전시킨다. 글로벌 차원에서는 내년 브이 라이브에서 양질 한국 콘텐츠가 잘 팔리는 사례 도출에 주력한다.
오대석기자 od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