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의 다양한 게임·애플리케이션(앱) 개발사를 만나다 보니 새로운 해외 시장 발굴의 필요성을 피부로 느낀다. 세계 유수의 개발사들이 정조준하던 중국 모바일 시장 분위기가 올해 하반기부터 눈에 띄게 달라졌다. 많은 정부 규제와 모바일 시장의 특수성으로 말미암아 해외 개발사들이 중국 모바일 시장의 높은 장벽을 넘기가 쉽지 않다. 지난 몇 년 동안 중국 진출에 많은 공을 들이고 있던 국내 게임 개발사들도 새로운 시장 찾기에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모바일 업계에서 올해와 내년 글로벌 마케팅 타깃 국가를 뽑으라고 하면 단연 동남아시아 시장이다. 동남아 모바일 시장은 가위 폭풍 성장이다. 동남아는 세계 모바일 시장을 통틀어 손꼽힐 만큼 최근 몇 년 사이 빠른 성장세를 구가하고 있다. 동남아 내에도 많은 국가가 있다. 그 가운데에서도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태국, 베트남, 말레이시아, 필리핀 등 주요 6개국이 동남아 모바일 시장 성장의 중심에 있다.
동남아 전체 인구는 6억3000만명에 이른다. 이 가운데 주요 6개국 인구가 전체 87.6%를 차지한다. 6개국 성장이 곧 동남아 전체 시장 성장으로 이어진다.
동남아 시장이 주목받은 이유는 다양하지만 가장 먼저 인구 분포가 특징으로 꼽힌다. 동남아 인구 분포는 젊은 층의 비율이 높다. 전문가가 동남아 시장을 모바일은 물론 관련 산업까지 폭풍 성장할 가능성이 무한하다고 분석하는 이유다.
동남아 모바일 시장이 우리보다 한발 뒤처졌다고 생각하지만 그렇지는 않다. 온·오프라인연계(O2O) 서비스 이용과 확산 속도는 우리나라보다 훨씬 빠르다. 동남아 내에는 국내보다 더 많은 모바일 서비스가 이미 출시됐다. 동남아 이용자는 우리와 마찬가지로 다양한 모바일 라이프를 즐긴다.
최근에는 이 관심이 모바일 게임 시장으로 집중된다. 2억명에 이르는 동남아 전체 모바일· 인터넷 사용 인구 가운데 게임 이용자는 1억3000만명 수준으로 추정된다. 모바일 게임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기대해 볼 만한 수치다.
모바일 시장이 본격 성장한 2013년부터 동남아 국가 앱 마켓 매출의 연평균 성장률은 28.8%에 이를 정도로 높다. iOS앱 마켓 사용자 잔존율(리텐션)을 살펴보면 동남아 주요국이 세계 상위권을 차지한다. 해외 진출을 염두에 둔 모바일 게임 개발사가 반드시 고려해야 하는 부분이다.
이미 올해 하반기부터 동남아 모바일 시장으로 눈을 돌리는 국내외 모바일 개발사가 눈에 띄게 늘었다. 많은 인구, 빠른 인터넷, 모바일 보급률 성장이 이들 기업을 동남아 시장으로 이끌었다. 상이한 문화나 규제로 진입 장벽이 높은 중국, 북미 등에 비해 외국계 회사의 진입이 용이하다는 점은 국내외 개발사에 주요한 유입 요인으로 꼽힌다.
세계 모바일 기업이 동남아 시장에 주목하면서 시장 경쟁도 치열해졌다. 짧은 시간에 동남아 모바일 시장의 가능성을 확인하면서 기업 진출 시도가 잇따른다. 기획력이나 기술력은 검증 받았지만 좁은 국내 모바일 시장에 한계를 느끼는 국내 개발사라면 진출을 서둘러야 한다.
필자가 많은 개발사의 해외 진출에 일조하면서 깨달은 점은 현지 문화 속에 스며들어 현지 서비스로 공존하려는 자세가 가장 중요하다는 것이다. 콘텐츠 자부심을 갖는 것도 요구된다.
현지 전문가, 파트너, 이용자와 깊은 유대 관계를 맺지 않으면 성공 가능성은 현저히 낮아진다. 같은 아시아 문화권이라는 공통점도 있지만 동남아 시장이 지닌 특수성도 상당하다.
물론 시장 분석은 기본이다. 국내 모바일 개발사가 성공 사례를 만들도록 동남아 시장에 대한 철저한 분석과 현지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카노 싱고 애드웨이즈코리아 대표 kano.shingo@adway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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