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텍, 세계 최초 3D프린트로 인공 근육 제작에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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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동우 포스텍 교수와 최영진 씨가 3D프린팅 기술과 바이오 잉크를 활용, 인간 근육과 흡사한 인공근육을 제작했다. 사진은 인공근육 제작 개념도.

조동우 포스텍(POSTECH) 기계공학과 교수와 융합생명공학부 통합과정 최영진 씨가 3차원 세포 프린팅 기술과 근육 유래 바이오 잉크를 이용해 세계 최초로 인간의 근육과 거의 흡사한 인공 근육 제작에 성공했다.

현재 3D프린팅 기술을 활용한 환자 맞춤형 의료기기나 인공장기 제작 기술 연구가 세계적으로 활발하다. 하지만 인체에 해롭지 않은 재료로 인체 조직을 대체하는 수준까지 근접하지는 못했다. 이번 성과는 인체 골격근 구조와 고유 성질까지 그대로 모사한 인공근육을 개발했다는 점에서 학계의 주목을 받았다.

골격근은 우리 몸 곳곳의 뼈 주위에 위치한 근육으로 어깨와 가슴, 허벅지는 물론 눈 둘레 등에 다양한 모습으로 존재한다.

심장처럼 근육 운동을 통제할 수 없는 불수의적 근육과 달리 골격근은 인간의 의지에 따라 전기 신호를 통해 다양한 강도의 힘으로 여러 동작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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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동우 포스텍 교수

따라서 골격근을 대체할 인공 근육은 다양한 형태와 크기로 제조 가능하면서 원하는 대로 수축과 이완이 이루어져야 한다.

기존에 개발된 인공 근육은 미리 제작한 틀(mold)에 콜라젠 같은 생체적합성 재료와 세포를 채워 넣는 방법으로 만들어졌다. 이 방법은 시간이 오래 걸리고 환자 맞춤형 제작이 어렵다.

근육 재생에 필수적인 세포 정렬도 조절할 수 없었다. 특히 기존 생체재료로는 실제 근육처럼 세포 생존을 돕고 근육 섬유 생성과 재생에 필요한 환경을 제공하는데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이런 점에 착안해 기존 생체적합성 재료 대신 실제 골격근 조직을 이용해 만든 바이오 잉크를 원료로 삼아 3D 세포 프린팅 기술로 인공 근육을 제작했다.

근육 조직에서 세포만을 제외한 세포외기질(extracellular matrix)을 재료로 사용함으로써 실제 근육환경과 매우 유사한 성장 조건을 제공한 것이다.

연구팀의 근육 유래 바이오 잉크로 제작된 인공 근육은 콜라젠 등 생체 재료를 사용했을 때보다 근육 섬유의 생성과 분화·성숙이 뛰어나 실제 근육과 매우 흡사하다.

전기적 자극을 받았을 때 수축과 이완운동을 보여 근육의 고유 기능도 효과적으로 모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동우 교수는 “3D 세포 프린팅과 근육 유래 바이오 잉크를 활용하면 실제 근육의 구조와 기능을 매우 흡사하게 모사할 수 있어 근육 질환의 치료와 신약 개발 등에 크게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번 성과는 최근 바이오 소재 분야의 국제학술지인 `어드밴스드 헬스케어 머터리얼스`에 표지 저널로 게재됐다. 연구는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리더연구자지원사업(창의적연구)와 생체모사형 메카트로닉스 융합기술개발사업의 지원을 통해 수행됐다.


포항=정재훈기자 jho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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