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자가 없는 자율주행버스가 승객을 싣고 일반도로를 달릴 수 있는 날이 멀지 않았다. 일본에서 시험도로가 아닌 일반도로에서 처음으로 자율주행버스 주행시험이 이뤄졌다.
14일(현지시간) 일본 지지통신에 따르면 13일 아키타현 센보쿠시에서 운전자는 물론 운전대도 없는 `로봇셔틀` 자율주행버스가 현지 주민 등을 태우고 시속 10㎞ 속도로 전면 통행금지된 다자와호반 현도로 약 400m를 왕복주행했다.
센보쿠시는 규제 완화로 지역활성화를 도모하는 `지방창생(創生)특구` 가운데 하나다. 농림업과 관광업이 주업이고 1970년대 4만명에 육박하던 인구는 2014년 기준으로 2만7000여명까지 줄었다. 다른 지방 지역처럼 인구 감소와 고령화 탓에 노선버스 유지가 어려워진 곳이다. 이번 실험으로 자율주행버스가 지역주민 교통수단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일반도로 주행시험은 일본 내각부와 센보쿠시가 정보기술(IT) 기업 디엔에이(DeNA)에 위탁해 실시했다. DeNA는 올 8월 지바현 지바시 마쿠하리 지역 쇼핑몰 내에서 펜스로 안전조치를 한 뒤 같은 종류 차량으로 실증실험을 한 바 있다.
시험운행에 투입된 자율주행버스는 프랑스 이지마일사 제품이다. 110V∼230V로 충전하는 리튬이온 배터리를 채용해 10시간까지 주행할 수 있다. 길이는 4m, 폭은 2m로 세 명씩 마주 보고 앉을 수 있고 승차 정원은 12명이다. 이날 실험에서는 1회당 6명이 탔다. 시찰에 나선 야마모토 고조 지역창생담당상(지역경제 재생 담당 장관 격)도 시승했다. 버스는 위치정보시스템(GPS)과 센서, 카메라 등을 활용해 장애물을 피해가면서 자동주행했다.
실험주행에 참가한 센보쿠시 주민 후지무라 세이코씨는 “흔들림도 거의 없이 조용했다. 이 정도면 친구와 얘기하면서도 탈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는 실험결과 등을 기초로 향후 안전성 검증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일본에서는 일반도로 자율주행이 법규상 금지돼 있다. 일반도로 자율주행버스 주행은 도쿄올림픽이 열리는 2020년 선수나 관람객을 상대로 운행하는 것이 목표다. 일본 정부는 개발펀드를 제공하고, 정보기술(IT)·자동차 기업 등은 경쟁적으로 자율주행버스를 개발 중이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