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결국 `콘텐츠`입니다.”
이은호 교보문고 콘텐츠플랫폼개발팀 과장은 2005년부터 10년 넘게 전자책 분야에 몸담았다. 개발에서 기획, 서비스, 마케팅, 제휴·영업 등까지 사실상 전자책의 모든 것을 경험했다. 올해는 한국전자출판학회 부회장으로도 활동 중이다. 오랜 시간 전자책을 지켜보면서 애정도 남다르다. 그는 전자책 시장 활성화 최우선 요소로 콘텐츠를 꼽았다.
이 과장은 “시장을 키우는 데 콘텐츠, 플랫폼, 서비스, 단말 등 여러 요소가 필요하지만 디지털 출판에서도 결국 콘텐츠가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콘텐츠가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독자가 관심 가질 만한 `이야기`를 갖추고, 웹툰 같은 특정 장르에 국한되지 않고 다양성을 지녀야 한다”고 설명했다.
콘텐츠에 새로운 가치를 더하는 노력도 요구된다. 이 과장은 “전자책을 그저 종이책을 디지털기기 화면에 옮기는 식으로 바라봐선 안 된다. 미디어와 상황에 맞게 콘텐츠를 발전시켜야 한다”고 당부했다.
현재 전자책은 정적인 요소가 많다. 이 과장은 “완성된 이야기가 아니라 환경, 미디어, 지역 등에 따라 변화하는, 살아 움직이는 콘텐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자책이 가진 기술적 강점을 십분 활용해야 한다는 뜻이다.
이 과장은 예상보다 더디게 성장하는 국내 전자책 시장에 아쉬움도 표했다. 그는 “전자책은 기존 종이책 시장을 잠식하는 것이 아니라 전에 없던 수요를 창출하거나 시너지를 낸다”면서 “아직 새로운 물결을 받아들이는 데 일부 저해요인이 있는 게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이 과장은 다양한 가격체계 도입이 전자책 시장 활성화를 앞당기는 기폭제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기존 제한적 정액제뿐만 아니라 무제한 정액제, 스트리밍 방식 등으로 소비자 선택 폭을 넓혀야 한다는 것이다.
이 과장은 “기술 간극은 계속 줄어든다”면서 “기술에 콘텐츠와 서비스를 더해 차별화를 시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전자책 시장은 일부 한계를 극복하는 과정”이라면서 “앞으로 더 빠르게 성장해 장밋빛 미래가 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호준 SW/콘텐츠 전문기자 newleve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