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노 코리아 우리가 주역]〈3〉MLCC로 일어선 누리비스타, 구리나노잉크로 달린다

누리텔레콤 자회사 누리비스타가 인쇄전자용 구리나노잉크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근거리무선통신(NFC), 무선인식(RFID) 같은 안테나 분야 상용화를 추진한다. 인쇄전자에 흔히 쓰이는 은나노잉크를 대체해 생산 단가를 20% 수준으로 낮춘다. 최근 매출이 발생하기 시작한 적층세라믹캐패시터(MLCC)용 페이스트와 함께 회사 성장을 이끌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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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비스타가 제조하는 광 소결용 구리나노잉크

누리비스타(대표 조송만)는 국내 수요기업과 함께 광 소결용 구리나노잉크 양산을 검토 중이라고 8일 밝혔다. 구리나노잉크는 은나노잉크와 유사한 전기적 특성을 지녀 연성 필름 위에 전극 패턴을 인쇄할 수 있다.

가격이 싸고 저항이 낮다는 장점이 있었지만 공법 한계를 극복하는 게 과제였다. 구리는 인쇄전자에 흔히 쓰이는 열 소결 공법을 적용하면 부식, 산화로 전기 특성이 저하되기 때문이다.

누리비스타는 구리 나노 페이스트 물성을 개선해 광 소결 공법에도 전기 특성을 유지하는 잉크를 개발했다. 이 잉크로 기판 위에 패턴을 그린 뒤 밀리초 단위의 짧은 시간 동안 빛을 쬔다. 이 공정을 거치면 패턴이 기판 위에 고정되면서 전도성을 띤다. 저온 공정이어서 물성 변화가 적고 공정 시간도 단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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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비스타가 제조하는 잉크·페이스트 제품군

패턴 두께는 8~14마이크로미터(㎛) 범위에서 조절할 수 있다. 두꺼운 패턴을 만들어도 표면이 거칠어지지 않는다. 경쟁사보다 두꺼운 패턴을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저항, 형태, 완제품 용도에 따라 다양한 활용이 가능하다.

이경일 누리비스타 연구소장은 “광 소결 공법 자체는 은나노잉크에 일부 적용되고 있지만 구리나노잉크에도 적용하면 가격의 이점이 크다”면서 “은나노 잉크가 쓰이는 인쇄전자 애플리케이션 대부분을 대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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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송만 누리텔레콤·누리비스타 대표

누리비스타 구리나노잉크는 실제 상용화에 근접했다. 정부가 추진하는 `나노소재 수요연계 제품화 적용기술 개발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수요기업과 공동 프로젝트로 실제 제품에 적용하는 과제다. 은 페이스트를 대체해 초저가 RF 안테나를 만드는 게 목표다.

이 소재가 상용화되면 누리비스타 사업은 또 한번 전기를 맞을 것으로 기대된다. 회사는 지난해 MLCC용 니켈 페이스트 수출에 성공하면 15억원가량 매출을 올렸다. 190억원가량 투자한 소재 사업에서 사실상 처음 의미 있는 매출이 나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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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비스타가 제조하는 MLCC용 니켈 페이스트

직경 180나노미터(㎚) 입자로 구성된 니켈 페이스트를 양산 공급 중이다. MLCC 각 층 사이를 메우는 내부 전극으로 쓰인다. 180㎚급 페이스트 양산은 국내 최고 수준이다. 50~80층을 쌓는 소형 고용량 MLCC가 타깃이다. 300㎚ 이상의 로엔드 MLCC용 페이스트에 비해 5~10배가량 비싼 고부가 제품이다.

이경일 소장은 “페이스트만 놓고 보면 150㎚급 제품도 대응 가능하다”면서 “세계 3위권 업체 공급 실적이 있는 만큼 앞으로 더 많은 고객사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송준영기자 songjy@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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