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딘 전기요금제 개편 속 최대실적 계속되는 한전 "부담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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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이 올해 3분기에도 최대 실적을 이어갔다. 정부의 누진제 구간 완화와 국제석탄가격 상승 등 악조건이 있었지만 실적 상승세를 막진 못했다.

한국전력은 3분기 매출 15조9434억원, 영업이익 4조4241억원을 달성했다고 3일 공시했다. 순이익은 2조9382억원에 달했다. 작년 동기 대비 매출은 3.1%, 영업이익은 1.9% 늘었다. 당기순이익은 서울 삼성동 본사 매각 대금 반영이 끝나면서 지난해 동기(9조2763억원) 보다 68.3% 줄었다.

전기요금 누진제 일시 완화도 한전의 실적 고공 행진을 막지 못했다. 영업익 4조4241억원은 한전 역대 최대치다. 정부와 한전은 누진제 비난 여론에 하절기 한시적으로 누진 구간 완화를 결정했지만, 역대 가장 무더웠던 여름 날씨에 전기소비도 사상 최대치를 찍으면서 매출증가를 이끌었다.

3분기 호실적은 예상됐던 바다. 계속되는 무더위에 전기사용량이 전국적으로 늘면서 누진제 완화에 효과를 상쇄했고, 도매시장 전기구매가격은 여전히 저가기조를 유지하고 있어 수익이 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3분기 실적은 최근 당정TF가 진행 중인 누진제 개선과 전기요금체제 개편의 중요지표로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국제유연탄 가격이 올해초 톤당 50달러에서 80달러 선까지 상승했고, 누진제 구간도 완화한 상화에서 한전이 높은 수익을 달성할 수 있을지 여부가 관전 포인트였다.

일부 악재에도 3분기 호실적을 달성하면서 전기요금 개편에 대한 정부와 한전의 고민도 커질 수밖에 없다. 향후 반영될 환경, 사회, 산역육성 비용 등을 이유로 요금 인하에 조심스런 입장을 유지해 왔지만 당장 수치로 보여지는 상황은 수익과다 논란을 불러일으킬만 하다.

금융권에서도 누진제와 전기요금 개편이 향후 한전 실적 최대 변수로 전망하고 있다. 전력 업계는 전기요금 인하와 원가 공개 논의가 다시 수면 위로 올라오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전력 업계 관계자는 “과거 한전이 적자경영의 어려움을 겪긴 했지만 현 수익은 공기업으로선 과도한 면이 있다”며 “정부가 이달로 예고한 누진제 개편과 함께 수익구조에 대한 논란이 일 것”이라고 말했다.


조정형 에너지 전문기자 jeni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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