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이밍 모니터가 대중화에 한발 다가선다. 그동안 일부 게이머, PC방 등에만 판매돼 틈새시장이라고 여겨졌지만 최근 삼성전자와 LG전자 가세로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
2일 GFK 등 시장조사업체에 따르면 게이밍 모니터 시장은 2015년을 기준으로 2018년까지 연평균 25%씩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게이밍 모니터의 주요기능으로 분류되는 주사율 144㎐급 모니터는 매해 50%씩 가파르게 성장한다.
게이밍 모니터는 일반 모니터와 달리 주사율, 응답속도, 시야각을 중시한다. 1인칭슈팅(FPS), 레이싱 게임 등 게임 특성상 사용자 반응이 모니터에 그대로 전달되기 때문에 빠른 반응과 부드러운 화면전개가 중요하다. 때문에 게이밍 모니터는 일반모니터 대비 2.5배 이상 높은 144㎐ 주사율로 부드러운 화면을 구현하고 응답속도는 일반 모니터 대비 5~8배 빠른 1ms로 출시된다.
최근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기존 패널에 새로운 기술을 적용한 제품으로 게이밍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삼성전자는 커브드 VA패널을 사용한 게이밍 모니터 2종을 시장에 내놨다. 지금까지 VA패널은 시야각은 좋지만 게이밍 모니터에 주로 사용하는 TN패널보다 응답속도가 떨어져 외면 받았다. 삼성전자는 독자기술로 주사율 144㎐와 1ms 응답속도, 시야각을 모두 갖추게 됐다. 처음으로 모니터에도 퀀텀닷 기술을 적용해 프리미엄 이미지를 굳히고 있다.
LG전자는 21:9 화면비 게이밍 모니터로 시장을 공략한다. 시야각과 색감이 우수한 반면 응답속도가 느린 IPS 패널을 사용했지만 자체 개발한 `1미리세컨드 모드`로 응답속도를 잡았다. 또 21:9 화면 비율로 일반 모니터에서 보기 어려운 부분까지 확인할 수 있어 게이밍 모니터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고 있다.
LG전자 관계자 “국내 게이밍 시장은 틈새를 넘어 약 6조원 규모로 빠르게 성장했다”면서 “전체 모니터 수요는 감소하고 있지만 게이밍 모니터는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만큼 21:9 모니터의 장점을 극대화해 판매를 늘려가겠다”고 말했다.
알파스캔은 최근 새로운 게이밍 모니터 브랜드 `AGON`을 발표하고 신제품을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게이밍 모니터 시장에 일찍 뛰어든 만큼 축적된 기술 노하우를 바탕으로 맞춤형 제품을 출시했다.
국내 기업뿐 아니라 외산기업도 게이밍 브랜드를 앞세워 시장 공략에 열을 올린다. 에이서 프레데터 시리즈, 에이수스 ROG 시리즈, HP 오멘까지 다양한 신제품을 출시했다.
업계는 최근 게이밍 모니터가 침체된 모니터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고 설명한다. 실제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전 세계 모니터 시장 규모는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각각 1억4900만대, 1억3700만대, 1억3100만대, 1억2000만대로 계속 줄어들고 있다. 반면 게이밍 모니터 시장은 오버워치와 같은 새로운 게임 등장으로 수요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게이밍 모니터는 일반 모니터와 비교해 가격이 2배에서 많게는 3배까지 비싸지만 소비자가 기꺼이 지불한다”면서 “성장하고 있는 분야일뿐 아니라 수익성도 좋아 앞으로 경쟁은 더욱 치열해 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정영일기자 jung0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