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진단 패러다임 바꿀 `NGS`, 유전체 업계 대응 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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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내년 차세대염기서열분석(NGS) 보험적용을 앞두고 유전체 분석 업계가 분주하다. 자체 역량확보는 물론 병원과 협업 방안을 고심한다. 민간 유전체 분석 시장에 이은 암 진단 수요 확보로 성장 모멘텀을 확보할지 주목된다.

1일 유전체 분석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내년 암 진단에 활용되는 NGS를 활용할 경우 50개 이하 유전자에 대해 최대 70만원 보험급여를 제공하는 것을 검토 중이다. 51개 이상 유전자는 100만원 지급이 우선 검토된다.

유전체 분석 업계 관계자는 “최근 수가심의위원회에서 NGS를 활용한 암 진단에서 50개 이하 유전자는 최대 70만원을 지급하는 정책을 검토 중”이라며 “정확한 급여정책은 올 연말 확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NGS는 기존 염기서열 분석 방법과 달리 수많은 DNA 조작을 병렬로 처리한다. 다량 DNA를 고속 분석해 시간과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인다. 암 세포 조직을 분석해 어떤 유전자가 변이를 일으켜 암을 발생시키고, 적합한 항암제를 처방할 수 있다. 정밀의학, 맞춤형 의학을 실현할 핵심 도구다.

기존 유전자 분석 암 진단은 1개 유전자만 분석했다. 한번 검사할 때마다 최대 수 백 만원이 필요했다. 보험급여가 적용될 경우 절반 이하 가격으로 검사 받는다. 한 번에 수십 개 유전자를 검사하기 때문에 1회 검사로 다양한 암에 대한 진단을 받을 수 있다.

기창석 삼성서울병원 진단검사의학과 교수는 “적용 범위, 대상, 금액이 확정돼 정확한 효과를 예측하기 어렵다”면서 “하지만 미국, 유럽 등은 이미 암 진단에 NGS가 기본으로 활용되는 만큼 국내에도 보험적용이 된다면 병원과 환자 모두 비용, 치료 부문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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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로젠 연구진이 유전자 분석 연구를 하고 있다.

NGS는 고가의 전문분석 장비와 인력이 필요하다. 자체 확보하기가 만만치 않아 민간 유전체 분석 기업과 협업이 불가피하다. 올 7월부터 민간 유전체 분석 시장이 열렸지만 수요가 크지 않아 고민인 업계에 성장 모멘텀이 될 수 있다.

김지훈 랩지노믹스 이사는 “그동안 NGS는 의료기기로 허가받지 못해 암 진단 등 임상 영역에 활용되는데 제한이 있었다”면서 “정부가 임상시험실 인증을 비롯해 NGS를 의료기기로 인식하는데다 보험급여까지 제공하면서 관련 시장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변수도 있다. 급여 의료 서비스는 의료기관만 수행할 수 있다. NGS도 급여화되면 의료기관이 아닌 유전체 분석 기업이 참여할 수 있냐는 문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도 이 문제에 대해 다각도로 검토 중이다.

암 진단 NGS가 성장 모멘텀으로 부각된 만큼 관련 업계도 다양한 시나리오에 따른 전략을 마련한다. 마크로젠은 NGS를 기반으로 폐암, 난소암, 유방암 등 4가지 암에 대해 400개 유전자를 동시에 진단하는 `캔서패널`을 개발했다. 분당서울대병원, 국립암센터 등과 임상시험센터 협약도 맺었다. 랩지노믹스는 11개 고형암을 진단하는 서비스를 개발 중이다. 자체 의원도 보유해 시장참여는 문제없다는 판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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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라젠이텍스 바이오연구소 연구원이 개인 유전자를 분석하고 있다.

이 밖에 테라젠이텍스도 자체 암 진단 패널을 개발하고, 대형병원과 공동 임상시험센터 구축을 검토 중이다.

황태순 테라젠이텍스바이오연구소 사장은 “민간 기업도 NGS 기반 암 진단 영역에 참여할 수 있을 것으로 낙관하지만, 만일에 대비해 대형병원과 공동 임상시험센터 구축도 논의한다”며 “암 진단부터 치료제 개발, 약물 부작용 해소에 NGS 역할이 클 것”이라고 전했다.


정용철 의료/SW 전문기자 jungyc@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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