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 3사가 롱텀에벌루션(LTE) 속도 경쟁을 예고했다.
지난 5월 경매로 할당받은 주파수 기지국 구축에 박차를 가하는 등 4분기 설비투자 목표 2조9000억원 대부분을 LTE 기지국 증설과 성능 업그레이드에 투입한다.
이통사는 가상현실과 증강현실 등 대용량 데이터 서비스 잇따른 출시로 속도 진화가 절실한 상황이다. 속도 개선이 품질로 이어진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통사간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전망된다.
◇주파수 4개 연결해 통신속도↑
SK텔레콤은 `4밴드 캐리어애그리게이션(CA)` 내년 1분기 상용화를 위해 2.6㎓ 기지국 전국망 구축을 서두르고 있다. 4밴드CA는 서로 다른 4개 다운로드 주파수를 이어 붙여 전송속도를 높이는 기술이다. 이미 보유한 850㎒(10㎒폭), 1.8㎓(20㎒폭), 2.1㎓(10㎒폭) 대역에, 2.6㎓(20㎒폭)를 추가로 이어 붙여 이론상 600Mbps 속도가 가능하다. 영화 1편을 15초에 내려받을 수 있는 속도다. SK텔레콤은 이미 서울·수도권과 전국 5대 도시 주요 지역에 기지국을 구축했다.
KT는 `인트라밴드CA` 내년 초 적용을 목표로 기지국 업그레이드를 진행 중이다. 인트라밴드는 4밴드CA와 원리가 같다. 주파수 표준상 1개 대역은 단일대역에서 최대 20㎒ 폭까지만 활용할 수 있는데, 이를 초과한 주파수를 아예 다른 주파수로 취급해 CA로 연결해 활용하는 원리다. 기존 기지국에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와 안테나 증설만으로 구현할 수 있다.
가령, KT는 900㎒(10㎒폭), 1.8㎓(20㎒폭), 2.1㎓(10㎒폭) 주파수에 경매로 할당받은 1.8㎓(10㎒폭)을 인트라밴드CA로 추가해 총 50㎒폭을 연결해 활용할 수 있다. 통신속도는 500Mbps가 가능하다. LG유플러스도 경매로 할당받은 2.1㎓(10㎒폭)를 기존 주파수에 이어 붙여 같은 속도가 가능하다.
◇안테나 개수 2배로 늘려 LTE 속도↑
`4X4 다중 안테나 입출력(MIMO)` 기술도 내년 1분기 상용화 예정이다. 4X4 MIMO는 스마트폰과 기지국 안테나를 각 4개로 늘려 전송속도를 2배 높이는 기술이다. 추가된 안테나 용량 만큼 한 번에 전송하는 데이터량이 늘어나는 원리다. LG유플러스는 2.6㎓ 대역 20㎒ 폭을 활용해 150Mbps 다운로드 속도를 제공한다. 이 대역에 4X4 MIMO를 적용하면 추가 주파수 없이 2배인 300Mbps로 속도를 높일 수 있다.
3사는 상반기부터 기지국에 4X4 MIMO를 탑재했다. 갤럭시노트7은 하드웨어를 갖추고 펌웨어 업그레이드만 기다리고 있었다. 단종 사태로 빛을 보지 못했지만, 차기작에서 가장 빨리 상용화가 가능할 기술로 손꼽힌다.
내년 LTE 업로드 속도도 빨라질 전망이다. 이통사는 업로드 주파수 신호전송방식을 64쾀(QAM)에서 256쾀으로 높여 속도를 30% 높이는 기술을 내년 상용화할 계획이다.
신기술을 적용하기 위한 기지국 준비는 마쳤다. 스마트폰이 출시되면, 곧바로 이용자에 제공한다는 목표다.
이통사 관계자는 “4X4 MIMO 등 일부 기술은 연내 상용화가 목표였지만, 시장 상황상 미뤄졌다”며 “단말 기술이 충분한 만큼, 내년 이용자에 선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동통신사 상용화 예정 주요 LTE기술>
박지성기자 jisung@etnews.com